‘1조원대 고액 배당’ 여부를 놓고 논란을 빚고 있는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이 올해 말 영국 본사로 중간배당금 1500억원을 보내기로 했다. 또 올해 중간배당을 포함해 내년까지 총 배당금을 4000억원 미만으로 유지한다는 내부 방침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1조원 넘는 배당금을 해외 본사로 유출하려 한다는 논란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한 셈이다.
1일 금융권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한국SC은행은 오는 5일 열리는 한국SC금융지주 이사회에서 중간배당금을 1500억원으로 확정하고 연내에 본사로 송금할 예정이다. 내년에 본사로 보내게 될 2014회계연도 결산배당과 2015회계연도 중간배당도 총 2500억원 수준을 넘지 않게 하기로 했다.
우선 한국SC은행은 올해 중간배당을 통해 한국SC금융지주에 2500억원을 송금한다. 이후 한국SC금융지주는 이 가운데 1500억원은 해외 배당을 통해 동북아(NEA)본부로 보내고 나머지 1000억원은 사내유보금으로 보유한다는 방안이다.
현재 한국SC은행을 정기검사 중인 금융감독원은 올해 배당 수준에 대해 은행 측과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올해 3월 한국SC은행은 내부 보고서에서 배당금 1조1620억원을 영국 본사로 보낼 것을 검토한 바 있다. 금감원이 자본 적정성, 국부 유출 등을 우려하는 의견을 전달하자 당초 계획을 철회했다는 분석이다. 한 시중은행 부행장은 “내부 검토 사안이지만 배당에 대해 민감한 금융당국이 문제 삼았을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
2년간 4000억원가량의 해외 배당이 지나치게 많다는 분석도 있다. 한국SC은행은 올해 1~3분기까지 누적적자 682억원을 기록할 만큼 경영 상황이 악화됐다. 일각에서는 주주들을 위한 배당 자체를 부정적 시각으로 보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한다. 자본적정성만 지켜진다면 주주이익을 위해 필요하다는 얘기다.
[김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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