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지중지 타던 차를 헐값에 팔고 싶은 소유자는 없다. 그러나 막상 중고차 매물로 내놓으면 원하던 가격보다 터무니없이 낮은 가격을 부르는 딜러들이 많아 기분 상하는 일이 종종 있다. 사고가 났거나 수리할 곳이 많다면 이해하겠지만 무사고차량이거나 내비게이션까지 있는데도 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일도 자주 발생한다
실제로 중고차시장에서는 사소한 이유 하나로 가격이 몇백만원 차이난다. 중고차전문기업인 SK엔카의 최현석 마케팅부문장은 “소비자 대부분은 타던 차를 팔 때 중고차시세만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거래현장에서는 차 상태, 옵션 여부 등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라며 “순정 대신 애프터마켓에서 장착한 용․부품은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작동 불량인 부분이 있다면 수리비 이상으로 가격이 깎일 수 있다”고 말했다.
1. 개성을 추구한 만큼 손해
신차를 살 때 자신만의 개성을 표출하기 위해 튀는 색상의 자동차를 사거나, 애프터마켓에서 튜닝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튀는 색상과 튜닝은 길거리에서 사람들의 눈길을 끌지만 소비자에게는 외면당한다. 어울리지 않는 색상으로 칠해진 자동차를 중고차딜러들은 문제가 있는 차라는 뜻으로 ‘하자’라 부른다.
대표적인 하자 중고차는 갈대색, 빨간색, 핑크색 등으로 칠해진 준대형ㆍ대형 승용차다. 해당 차량은 찾는 소비자가 많지 않아 5% 이상 싼 값에 팔 수 밖에 없다. 겨울 등 비수기에는 장기 재고가 될 가능성이 높아 가격이 더 많이 감가된다.
소형차와 준중형차에서는 검정색이 하자 색상이 된다. 경차와 SUV의 경우 색상이 거의 영향을 주지 않는다.
튜닝차도 중고차시장에서는 하자 취급을 받는다. 신차 시장과 달리 중고차 시장에서는 무난한 차가 잘 팔리는데, 차주의 개성에 맞춰 튜닝한 차는 찾는 사람이 적기 때문이다
2. 내비게이션은 순정만 인정
핸드폰으로 내비게이션을 이용하는 운전자들이 많아졌지만, 여전히 차량을 매각할 때는 정 내비게이션이 우대받는다.
각종 엔터테인먼트, 사운드 스피커 등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데다 하이브리드카의 경우 배터리 충전상태도 확인할 수 있는 등 편의성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출고된 지 1~2년 정도 된 차량의 경우 순정 내비게이션이 있다면 신품 절반 가격인 60만~70만원을 더 받을 수 있다.
3. 스마트키는 한 쌍이 기본!
스마트키는 출고 때 2개를 받는다. 그러나 차를 이용하다 분실한 뒤 1개만 있다면 가격에서 손해를 보게 된다. 중고차를 살 때도 분실 위험을 감안해 스마트키 한쌍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서다. 외국에서 수입해 와야 하는 수입차 스마트키는 분실이 됐을 때 몇 주동안 차량을 이용할 수 없어 보조키가 없다면 제작비보다 많은 비용을 손해볼 수 있다.
스마트키 추가 제작 비용은 국산차 5만~10만원, 수입차 40만~50만원 수준이다. 키가 하나밖에 없다면 이보다 더 많은 금액을 손해보게 된다.
4. 버튼 불량에 200만원 손해볼 수도
중고차 딜러들은 차를 매입할 때 외관뿐 아니라 실내도 꼼꼼히 확인한다. 각종 장치들의 작동 여부는 필수 점검 요소다. 하나라도 제대로 작동을 안 하면 수리비만큼 감가한다.
버튼으로 작동하는 주요 장치들의 수리비를 살펴보면 접이식 전동 사이드 미러는 15만원, ECM이나 경보시스템 등 첨단 기능을 갖춘 사이드 미러는 40만~50만원이다, 창문 개폐 장치는 개당 5만~10만원이다.
전동시트가 고장 났을 때 전동레일만 교체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40만~50만원, 시트 전체를 바꿔야 한다면 100만~200만원이 필요하다.
5. 스노타이어는 겨울 지나면 찬밥
스노타이어는 일반 타이어보다 가격이 10~20% 비싸다. 겨울에 스노타이어를 장착한 중고차는 일반타이어 장착차보다 인기를 끈다.
그러나 겨울이 지났을 때는 애물단지다. 일반 타이어보다 주행 소음이 크고 기름도 더 많이 소모하기
겨울이 지난 뒤 스노타이어를 단 차량을 중고차 시장에 내놓을 경우, 4개 타이어를 모두 일반 타이어로 바꾸는 비용만큼 손해를 보고 팔아야 한다.
중형 세단의 경우 타이어 교체 비용만 50만~60만원에 달한다. 여름에 차량을 매각할 때는 스노타이어는 본인이 챙기고 일반 타이어로 바꿔 중고차 시장에 내놓는 게 좋다. [도움말=SK엔카]
[매경닷컴 최기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