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리츠자산운용 존 리 대표 |
존 리 대표는 미국 투자운용 업계에서 오랜 기간 선진 자산운용 기법을 체득한 전문가다. 올해 초 메리츠자산운용의 대표이사로 부임한 후 회사 내 혁신작업을 통해 단시일 내에 높은 수익률을 달성해 업계 뿐만 아니라 의기소침해 있던 직원들의 사기까지 북돋는 결과를 이뤄냈다.
존 리 대표의 지난 9개월 간의 행보는 개혁가의 모습과 닮았다. 국내 자산운용업계의 매너리즘에서 탈피하기 위해 사무실을 여의도에서 벗어나 북촌으로 옮기고 메리츠그룹으로부터 회사 경영의 독립성을 확보했다. 메리츠자산운용이 그동안 운용해 오던 펀드들에 대한 정리 작업을 개시해 장기적으로 가져가야 할 대표펀드 몇 개를 제외한 수많은 펀드들을 일제히 정리했고 높았던 주식의 매매회전율도 크게 감소시켰다.
회사 내부 경영 방식도 기존의 수직적 보고 문화에서 수평적 토론 문화로 뜯어고쳐 회사 분위기를 전환시켰다. 하위직 사원에서 대표이사로 이어지던 계단식 보고서 작성 문화를 과감히 폐지해 중간 단계의 비효율을 없애고 누구든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었다. 탄력적인 근무시간 유연제를 실시해 불필요한 권위주의적 문화를 탈피함으로써 업무효율성도 극대화했다.
존 리 대표는 "시시각각 변화하는 모든 시장변수를 고려하는 것은 사실상 신의 영역으로 단기적 시세차익을 겨냥한 넣다 빼기식의 투자는 장기적으로 결코 성공할 수 없다”며 "신중한 검토를 통해 한 번 매입한 종목은 특별한 이유가 없으면 다른 종목으로 교체하지 않는 장기투자 원칙으로 자산을 운용하는 게 정답”이라고 말했다.
존 리 대표는 장기투자와 함께 국민들의 주식투자를 거듭 강조하고 있다. 고령화 사회에서 은퇴 이후의 생활을 위해서는 노후자금이 필요한데 대비하는 국민들이 적어 안타깝다는 것이다. 특히 한국에서는 주식에 대한 교육이 너무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전체적인 라이프 플랜과 돈의 중요성을 가르쳐야 하는데 이런 부분이 간과되고 있다는 것이다.
존 리 대표는 "서양의 주식 투자 문화를 한국에 정착시키는 것이 내게 주어진 과제 중 하나”라며 "많은 사람들, 특히 젊은 세대들이 투자의 혜택을 누릴 수 있게 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 He is...
△1977년 서울 여의도고등학교 졸업 △1980년 연세대 경제학
[매경닷컴 김용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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