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기업들이 새로운 활로를 개척하는 혁신의 수단으로 집단지성을 이용한 '크라우드소싱'에 주목하고 있다. 외부의 신선한 아이디어를 채용해 육성함으로써 조직에 활기를 불어넣고 신사업의 물꼬를 튼다는 계획이다. 특히 삼성전자, LG전자 등 트렌드에 민감한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도입, 운영중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6월부터 정식 운영에 들어간 사내 집단지성 시스템 '모자이크'를 통해 크라우드소싱을 추진하고 있다.
모자이크는 임직원들의 창의적 아이디어 제안을 활성화하고 집단지성을 통해 아이디어가 창조적 성과로 이어지게 하는 시스템이다. 지난달 기준으로 일평균 사용자가 4만7000명, 일평균 접속수가 9만6000회를 기록하는 등 활성화에 성공했다.
상시로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코너에는 6000건 이상의 새로운 아이템이 제안돼 검토중이다. 특정 주제를 가지고 단기간 집단 토론을 통해 아이디어를 얻는 코너도 60여개 주제에 총 1만여건의 제안과 댓글이 등록됐다.
특히 지난 7월 1일부터 11일까지 진행된 '경영진과 함께 하는 온라인 임직원 대토론회'에서는 삼성전자 국내 임직원 9만8000여명 중 7만여명이 참여할 정도로 호응을 얻었다. '우리 회사가 IT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해 지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라는 주제로 진행된 토론회는 총 페이지뷰 48만회, 제안과 댓글 수 4000여건을 기록했다.
아이디어 발굴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모자이크에 등록된 아이디어는 임직원의 평가를 거쳐 실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삼성전자의 '크리에이티브 랩(C-Lab)' 제도를 통해 지원된다. 한 책임급 연구원이 제안한, 광센서를 활용해 스마트폰과 연계되는 디지털 악기라는 아이디어도 C-Lab 제도를 통해 인큐베이팅중이다.
이밖에 놀이동산 줄서기를 해결할 수 있는 스마트폰 앱,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채용한 갤럭시 노트 엣지에 적합한 커버 디자인 등도 논의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우수한 아이디어를 낸 임직원들에게 보상금을 지급하고 연말 사내 시상식에도 '창조부문'을 신설해 시상할 계획이다. 내년에는 모자이크를 해외 임직원들까지 참여하는 플랫폼으로 확대 운영할 방침이다.
LG전자도 지난 7월부터 일반인이 참가하는 아이디어 플랫폼 '아이디어LG'를 운영하고 있다. 일반인과 기업이 협업해 아이디어를 상품화하고 수익을 공유하는 형태로 상용화되면 매출의 4%를 아이디어 제공자에게 지급한다는 파격적인 혜택으로 주목받았다.
지난달 15일 완료된 1차 평가에는 약 6400건의 아이디어가 접수돼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 LG전자는 한달간의 아이디어 평가와 제품화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패션 안전 무선 이어폰(가칭)과 '스마트폰용 케이스 충전기(가칭)'를 첫 선정작으로 발표했다. 모두 LG전자와 관계없는 일반인들이 제안한 아이템이다.
현재 진행중인 2차 아이디어에도 약 3600건의 아이디어가 접수됐다. 다음달 14일까지 결선 평가가 이뤄져 선정작이 발표될 예정이다.
LG전자는 선정작에 대해 사업성 검토를 최종 검토한 뒤 제품을 생산해 전국 LG베스트샵에서 판매한다. 유통, 마케팅 등을 함께 지원하는 셈이다. 1차에 선정된 두 아이템도 현재 검토 단계에 있다. 판매해 수익이 발생하면 4%가 아이디어 제공자 몫으로 배분되고 이와 별도로 4%를 아이디어 평가, 제품 개발에 참여한 일반인들에게 제공한다.
특히 크라우드소싱은 일반 소비자 등이 기획단계에서 참여하는 만큼
[매경닷컴 김용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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