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급격한 주가 하락에 시달리고 있는 대형 조선주들이 최근 잇따라 자사주 매입에 나서고 있다. 자사주 매입은 주가가 바닥권이라는 신호로 호재로 꼽히지만 이들 조선주의 자사주 매입에 대한 시장 반응은 미묘한 온도차가 보이고 있다.
20일 증권가에 따르면 이날 현대중공업은 전일 대비 1500원(1.29%) 오른 11만7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장마감 뒤 현대중공업은 최길선 회장과 권오갑 사장이 각각 2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했다고 공시했다.
최 회장과 권 사장은 실적 부진으로 경영 위기를 겪고 있는 현대중공업에 구원투수로 투입된 새 경영진이다. 새 경영진이 책임 경영 차원에서 회사 주식을 매입하자 지난 19일 5.69% 급락했던 주가가 소폭 오름세로 돌아선 것이다.
현대중공업은 "최고경영진의 주식 매수는 회사 정상화와 주가 회복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며 "책임경영을 실천하기 위해 두 최고경영자가 주식매수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조선주 가운데 비교적 양호한 실적을 보이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의 경영진도 지난달 일제히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지난달 13일 고재호 사장이 자사주 2000주를 총 3460만원에 매입한 것으로 시작으로 고영렬 부사장이 5500주(9229만원), 김갑중 부사장이 1000주(1678만원)의 회사 주식을 사들였다.
고 대표의 주식 매입 직전인 지난달 10일 1만6850원이던 주가는 전날 2만950원으로 1개월여 만에 24.3%나 반등했다. 같은 기간 조선주들이 속한 KRX 조선(Shipbuilding) 지수가 0.66% 하락한 데 비춰보면 상당한 상승폭이다.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과 함께 3대 조선사로 꼽히는 삼성중공업도 지난달 29일 2886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내놨다. 삼성엔지니어링과의 합병 계획 발표 이후 삼성중공업의 주가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인 2만7003원을 밑돌자 합병 성사를
[매경닷컴 고득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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