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한국 은행들, 기업대출 보다 가계대출 늘려야”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최근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는 한국 은행권에 기업대출 보다 가계대출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20일 무디스의 그램 노드(Grame Knowd) 이사는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컨퍼런스를 통해 수익성과 비용효율성이 약화되고 있는 한국 은행권에 대해 이같이 주문했다.
그램 노드 이사는 "한국 은행권은 타 선진국 은행권과 비교해 문제성 여신 비율은 낮지만 자산건전성의 압박을 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 은행들의 자산건전성을 압박하는 요인으로는 기업대출을 꼽았다.
그는 "한국 은행들의 여신 포트폴리오를 살펴보면 기업 대출이 눈에 띄게 높다는 점을 알 수 있다”며 "자산건전성을 위해선 기업 대출 비중을 줄여 은행들 스스로 리스크에 대한 완충성을 확보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몇 년 사이 가계부채가 크게 증가한 것과 관련해선 한국 은행들이 "얼마든지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판단했다.
그램 노드 이사는 "현재 한국의 가계 대출은 시중은행이 아닌 2금융권을 중심으로 대출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 문제”라며 "금리 정상화 기조와 맞물려 이같은 가계 대출을 1금융권으로 유입시키는 일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는 은행 입장에서도 기업대출 대신 가계대출을 늘려 수익성을 강화할 수 있는 '윈윈(win-win) 모델'이라는 설명이다.
한국 은행권의 향후 전망에 대해선 저금리 환경이 지속되는 것은 부정적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저금리 기조에서 한국 은행권은 비용효율성 개선을 통해 매출 감소를 보완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평균 이상으로 성장하고 있고 한국 정부의 은행에 대한 지원가능성도 커 신용등급 전망은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매경닷컴 방영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