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하기 어려운 시절이다. 직장 생활만 하다 생업 전선에 뛰어들게 되면 모든 것이 새롭다. 아니 낯설 수밖에 없다. 더구나 그동안 자신을 보호하던 울타리가 사라지면서 최종 결정권자로서의 막중한 책임감까지 느껴야 하기 때문에 더욱 힘에 벅차다. 이럴 때 아낌없이 조언해 줄 수 있는 존재가 있다면 얼마나 고마울까.
‘폐업의 고수’에서는 바로 예비 창업자들에게 조금이나마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창업의 모든 것을 전할 예정이다. 특히 ‘창업은 하기는 쉽지만 망하기는 더 쉽다’는 말이 있듯 창업 전문가들이 그동안 보아 온 창업과 폐업의 순간을 가감 없이 공개한다. 창업을 꿈꾸는 모든 이들이 ‘성공은 남의 일이 아니라 이제 내 일’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편집자주>
◆ A급 상권만이 최선일까? = 창업자들은 준비 과정에서 여러 가지를 고민하고 결정한다. 그 중에서도 매장이 입점할 ‘장소’를 정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부분의 창업자들은 상권이 발달해 유동 인구가 많은 곳을 선호한다. 일명 A급 상권이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A급 상권은 권리금이나 임대료가 비싸 초보 창업자들에게는 부담이 될 수가 있다. 창업 전문가들은 “초보창업자들은 무리해서 A급 상권에 자리를 잡는 것보다 매장 유지비용이 상대적으로 적은 골목 주거상권이나 C급 상권을 노리는 것이 더 낫다”고 조언한다.
◆ 아이템 선정만 잘해도 고수익 OK = 번화가보다 상대적으로 유동 인구가 적은 주거 상권에서 안정적으로 매장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아이템 선택이 중요하다. 골목 상권에서도 장사가 잘 될 만한 성공 아이템이나, 아파트 및 주택단지가 많은 곳에서 높은 수익을 내는 창업 아이템을 선정해야 한다.
효소전문기업 ㈜효소원에서 만든 외식 브랜드 ‘순두부와 청국장’은 골목 C급 상권에서도 안정적인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창업 아이템이다. 인공조미료(MSG) 없이 천연조미료로 맛을 내는 건강 식당 콘셉트를 내세우며 건강한 삶을 살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실제로 순두부와 청국장 방배점, 차병원점 등은 C급 상권에서 100만원 대의 일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이에 비해 창업 비용은 66.1㎡(약 20평) 기준 6000만 원 대로 비교적 저렴한 편이다.
◆ 친근한 메뉴도 효과적 = 누구에게나 친근한 아이템을 내세우는 것도 효과적이다. 대표적인 것이 분식이다.
프리미엄 분식 브랜드 ‘공수간’은 전 연령에게 인기 있는 국물 떡볶이와 튀김, 왕김밥 등의 메뉴를 선보인다. 분식 메뉴 외에도 알밥이나 김치볶음밥 등 식사 메뉴도 판매해 식사를 원하는 고객들까지도 찾아오게 만들고 있다. 공수간은 골목 주거상권의 33㎡(약 10평형)대의 작은 매장에서도 안정적인 매출을 낼 수 있는 아이템이다. 실제로 영동시장 언저리에 위치한 공수간 논현본점의 경우 33㎡의 매장에서 일 매출 500만 원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늦은 시간까지 공수간의 주력 메뉴인 마약 떡볶이를 먹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손님들뿐만 아니라 포장해가는 동네 주민들도 많다.
◆ 매장의 위치·크기 상관 無 라고? = 매장의 위치나 평수가 크게 관계 없는 창업 아이템도 눈길을 끈다.
토털 생활 서비스 브랜드 ‘핸디페어’는 출장 서비스를 기본으로 제공해 작은 평수에서도 창업이 가능하다. 고객의 대다수가 지역 주민이기 때문에 아파트 및 주택 단지 인근 지역에 특화된 아이템이라고 할 수 있다. 핸디페어는 수리, 보수부터 도배, 인테리어까지 주거 환경과 관련한 각종 서비스를 제공한다. 본사에서 진행하는 기술∙서비스 교육만 받으면 전문 기술인이 아니어도 창업할 수 있다. 대규모 작업의 경우 타 가맹점주와 협업할 수 있도록 핸디페어 자체 네트워크(HNS)도 갖춰져
핸디페어 관계자는 “핸디페어는 트렌드에 휩쓸리지 않고, 수요층이 안정적이기 때문에 생계형 창업으로 안성맞춤”이라며 “창업에 처음 도전하는 초보창업자들은 창업 자본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핸디페어 등 골목 주거상권에서도 창업이 가능한 아이템들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매경닷컴 장주영 기자 semiangel@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