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거래소는 현재 두가지 과제에 직면해 있다. 기업에 대한 자금 공급이라는 전통적인 역할을 넘어 인프라스트럭처 투자와 같은 초대형, 초장기형 자금 공급과 중소기업 대상 금융이 그것이다." - 데이비드 라이트 국제증권감독기구(IOSCO) 사무총장
28일 서울 그랜드하야트 호텔에서 열린 세계거래소연맹(WFE) 서울 총회에 모인 전세계 자본시장 전문가들은 향후 거래소가 실물시장을 지원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로 두가지를 꼽았다. 초대형 인프라스트럭처와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이 그것이다.
패널로 참석한 데이비드 라이트 IOSCO 사무총장은 "기존 증권시장에 대한 전통적인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전세계적으로 향후 10~20년간 인프라스트럭처 구축 자금은 30조달러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거래소가 기여하는 부분은 미미하다"고 지적했다.
중소기업 대상 금융에서도 상황은 유사하다고 그는 밝혔다. 라이트는 "대다수 국가들이 중소기업 지원 금융을 효과적으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며 "새로운 상품과 시장, 벤치마크 지수 등을 만드는 등 기존과 다른 사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르스 록시거 스위스증권거래소 회장은 중소기업들이 상장에 드는 비용을 지적했다. 상장 비용이 중소기업의 자본시장 진입에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록시거 회장은 "상장에 필요한 조건이 늘어날 때마다 기업공개(IPO) 비용이 올라간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이밖에 상장시 얻을 수 있는 기업 평판 등에 대해서도 좀 더 좋은 여건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패널들은 이같은 과제를 해결하는데 규제 완화가 도움이 된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금융위기 이후 규제 강화가 일반적인 추세임에도 불구하고 미국, 한국 등은 과감한 규제 개혁으로 자본시장에서 일정부분 성과를 거뒀다는 지적이다.
신인석 자본시장연구원장은 "한국이 금융위기 이후에 빠르게 회복할 수 있었던 것은 잘 작동하는 자본시장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금융위기 이후 한국은 투자자 보호보다 시장 활성화에 집중하는 정책을 택해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샌디 프루처 나스닥 OMX 그룹 부회장도 "지난해 나스닥은 IPO가 매우 활발했는데 이 중 90% 이상이 새로 만들어진 잡스법 때문에 IPO를 택했다"며 "적절한 규제가 이뤄지고 있으며 시장의 투명성이 제고됐기 때문에 지금 상황이 지난 2006년보다 훨씬 좋다"고 밝혔다. 잡스법은 스타트업과 벤처기업을 대상으로 자금을 용이하게 모을 수 있도록 규제를 개혁한 법으로 지난 2012년 4월 전격 도입됐다.
한편 전세계 거래소가 거래 규정을 표준화함으로써 국제 거래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매경닷컴 김용영 기자 / 김잔디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