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또 금융권에서 황당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매출 1조가 넘는 중견 가전기업 모뉴엘이 갑자기 법정관리를 신청했는데요.
알고보니 서류만 믿고 무려 6,700억원이나 되는 돈을 10개 은행에서 대출받은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커지고 있습니다.
김한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기업이 은행에서 대출을 받으려면 담보가 필요합니다.
제품 대부분을 수출하는 모뉴엘은 수출대금을 현금 대신 어음으로 받았는데, 이 어음을 토대로 무역보험공사에서 보증서를 발급받아 10개 은행에서 대출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모뉴엘이 실제보다 수출을 더 많이 한 것처럼 가짜 서류를 만들어 대출을 계속 받아 왔다는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금융감독이 긴급 조사에 들어갔지만 이미 이런 방식에 속아 은행이 대출해 준 금액만 무려 6,700억 원이 넘는 상황.
은행과 무역보험공사는 억울하다며 변명만 늘어놓습니다.
▶ 인터뷰(☎) : 무역보험공사 관계자
- "수출을 평가한 결산보고서도 분식회계로 오염돼 있다고 하고, 수출입자 간 결제 실적 확인서에도 수출 부풀리기 해서 오염돼 있다고 하니까 저희도 당혹스러운 상황이고…."
▶ 인터뷰 : 시중은행 관계자
- "저희가 직접 항구를 찾아간다거나 컨테이너가 있는 현장에 간다거나 이런 식으로 수출 현장을 확인하긴 어렵고요. 그러다 보니까…."
어처구니없는 사태에 국정감사장에선 의원들의 호통이 이어집니다.
▶ 인터뷰 : 강기정 /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 "무역보험공사의 보증만 보고 다른 영업실적이나 현금흐름이나 재무안전성 안 봤던 거 아닙니까."
가짜 서류와 보증서만 믿고 수천억 원을 대출해준 은행의 '탁상행정'이 또 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습니다.
MBN뉴스 김한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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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임채웅 기자
영상편집 : 박기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