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은행이 놀랍게 변하고 있다고 합니다.
부장이나 차장과 같은 직급 대신 홍길동 님이라고 '님'이라는 호칭을 도입한 은행이 생겼구요.
저녁 7시가 되면 컴퓨터가 자동으로 꺼져 정시퇴근까지 독려하고 있다고 합니다.
김한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서울의 한 은행 영업점입니다.
자신의 부하 직원에게 지시를 내리는 상사.
그런데 호칭이 조금 이상합니다.
"장선정 님, (네, 방환진 님) 해외직접투자 보고서 언제까지 가능할까요? (내일까지 보고 올리겠습니다.)"
두 사람 다 직급을 부르지 않고 이름 뒤에 님자만 붙여 호명한 겁니다.
이 은행이 이런 방식대로 호칭제를 바꾼 건 지난달부터.
새로운 호칭제에 익숙해지도록 직원 모두 이름표를 달게 했고, 실수로 부장님 같은 직급을 부르면 벌금까지 내도록 했습니다.
▶ 인터뷰 : 장선정 / 한국씨티은행 직원
- "직원 간의 분위기도 더 좋아지고 유연해지고 존중받는다는 느낌이 들어서 더 좋은 거…."
저녁 6시가 되니 모든 책상이 천장으로 올라갑니다.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게 된 직원들은 편안한 마음으로 퇴근합니다.
남의 나라 일만 같은 강제 칼퇴근.
하지만 우리나라 시중은행에서도 있는 일입니다.
갑자기 컴퓨터 모니터에 퇴근시간이 1시간 남았다는 팝업창이 뜹니다.
정해진 시간이 되자 아예 꺼지는 컴퓨터.
기업은행이 본사와 모든 지점에서 시행하고 있는 이른바 'PC 오프제'입니다.
▶ 인터뷰 : 김재원 / IBK기업은행 직원
- "아무래도 컴퓨터가 자동으로 꺼지다 보니까 업무도 더 빨리빨리 신경 써서 하게 되고 눈치 보지 않고 퇴근할 수 있어서 더 좋은 거 같습니다."
변화에 가장 뒤처진다고 지탄받던 우리 은행들.
하지만 일부 은행들은 변신을 시작했습니다.
MBN뉴스 김한준입니다.
[beremoth@hanmail.net]
영상취재 : 박준영 기자
영상편집 : 박기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