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항생제에도 죽지 않는 '슈퍼 박테리아' 출현이 빈발한 가운데 병원급 의료기관(30~100병상 규모)의 항생제 처방은 계속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병원급 의료기관의 항생제 10건 가운데 6건은 9세 이하 어린이에 집중돼 항생제를 줄이기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양승조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16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병원급 의료기관의 항생제 처방을 연령별로 보면 0~9세 어린이 환자가 전체의 64%(1억8728만건)를 차지했다. 이어 50대(6.8%), 30대(5.9%), 40대(5.6%) 순으로 9세 이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규모가 100병상을 넘는 대형 종합병원도 9세 이하 항생제 처방이 28.5%, 동네의원은 32%를 차지해 다른 연령대에 비해 가장 높았다. 대학병원 등 상급종합병원은 9세 이하가 16.4%로 50대(16.5%)에 이어 근소한 차이로 두번째를 기록했다.
어린이들에게는 급성중이염.폐염 등 항생제를 처방해야 하는 세균성 감염증이 많지만 병원급 의료기관의 9세이하 어린이 항생제 처방 비중이 높은 것은 이례적이다. 항생제를 과다하게 사용할 경우 균의 내성을 증가시켜 강력한 항생제에도 죽지 않는 이른바 '슈퍼 박테리아'를 출현시키며 항생제 오남용은 쇼크, 유전자에 영향, 혈액.간 장애, 위장관출혈 등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병원급 의료기관은 항생제 처방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병원급의 지난해 항생제 처방건 수는 모두 2억9213만건으로 2011년(2억4391만건), 2012년(2억6850
양승조 의원은 "국내 항생제 내성균이 늘어나는 추세이어서 보건복지부 등 보건당국이 항생제 사용을 줄이기 위해 적극적으로 대책을 마련해야한다"고 지적했다.
[박기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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