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까지만해도 여행지로서의 서울은 가격 외에는 경쟁력이 별로 없었지만 지금은 달라요. 서울은 레스토랑과 한국 문화, 세계로 뻗어가는 케이팝 등 소프트문화가 강한 도시죠. 매력적이고, 다이나믹합니다."
반얀트리 홀딩스 20주년을 맞아 방한한 호권핑 반얀트리홀딩스 회장은 여행지로서의 서울과 한국 여행자들을 높이 평가했다. 몰디브와 발리, 태국 등 전세계 주요 휴양지에서 37개 호텔과 72개 스파, 3개의 골프코스를 운영하는 반얀트리에도 한국은 중요한 시장이다. 호 회장은 "한국에는 호텔이 하나 뿐인데도, 세계로 뻗어나가는 고객이 많아 전세계 시장에서 5위 안에 드는 특이한 시장"이라며 "한국 여행자들은 여행하려는 호기심이 강하고, 모험심도 있다. 특히 로맨틱한 신혼여행지로 반얀트리를 찾는 사람들이 계속 늘고 있다"고 말했다.
호 회장은 대표 브랜드인 반얀트리와 앙사나에 이어'카시아'라는 3번째 브랜드로도 한국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분양형 레지던스 호텔인 카시아를 오픈하기 위해 그는 제주와 부산, 서울까지 사업지로 검토했다. 호 회장은 "이전엔 한국시장에서 투자자를 찾아 호텔을 운영하는 수준이었지만, 이번엔 직접 투자를 하기 위해 부지를 찾고 있다"며 "한국에는 레지던스 개념이 익숙치 않지만 중국, 홍콩, 일본 등에서는 한국에 별장개념의 '할리데이 홈(holiday home)'을 갖고 싶어하는 소비자들이 분명히 존재한다"고 했다.
매각설이 끊이지 않는 서울 장충동 반얀트리 클럽앤스파에 대해서는 "20~25년씩 진행되는 운영계약기간 동안 호텔의 오너가 바뀌는 것은 드문 일은 아니다"면서도 "이번에 현 소유주인 현대그룹의 회장과도 만났는데, 호텔 경영을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현재로서는 매각의도를 읽지는 못했다"고 답했다.
호 회장은 1978년 아시아개발은행(ADB)을 담당하던 방송경제기자로 일하던 시절부터 한국과 인연을 맺고 20여차례 이상 방한한 지한파다. 이번에도 가족과 함께 가로수길과 강남을 방문하고 난타 공연을 봤다. 그는 "한국은 현재 격동과 전환의 단계에 온 것 같다"며 "세월호 사건에서 사람들이 분노하고, 죄책감을 느끼는 것도 이제 경제성장 일변도에서 문화, 정치, 사회적 책임 등으로 젊은 층의 관심사가 옮겨가고 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취미로 여행하다 가업을 물려받으면서 30대에 호텔업에 진출한 호 회장은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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