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을 앞서가는 날씨에 벌써 가을상품을 찾는 손길이 바빠졌다. 올 여름 무더위 특수를 기대했던 유통업계에서는 더위가 일찌감치 가시자 여름 장사를 서둘러 마무리하는 분위기다.
롯데마트에서는 8월 들어 지난 16일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이불커버와 이불솜이 각각 36.5%, 49.6% 더 팔렸다. 대표적인 가을 상품인 이불은 찬바람이 불어야 매출이 증가하는데, 올해는 말복 이후 일교차가 커지자 매출이 일찍 올랐다. 가을 의류인 스웨터(16.4%)와 가디건(22.5%)이 8월부터 팔려나갔고, 따뜻하게 마시는 분말.액상차 매출도 이 기간에만 35.6% 증가했다.
반면 아직 활발해야 할 여름 장사는 울상이다. 이달 서울지역 평균 기온이 지난해 같은 기간 섭씨 28.4도에 비해 2.6도 낮아 소비자들이 이미 '여름이 지나갔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롯데마트에서 물놀이용품과 수영복, 속옷과 여름침구 등 여름상품류는 지난 5월에만 상품별 매출이 22~54% 늘었을 뿐, 6~8월에는 계속 역신장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5월 이른 더위에 매출이 54% 증가했던 물놀이용품은 휴가가 한창인 7월 -11.2%에서 8월 -20.3%로 마이너스 폭이 커졌다. 가족단위 휴가가 몰린 8월 초 남해와 동해지역에 태풍 '나크리'와 '할롱'이 연이어 북상해 바캉스 특수가 사라졌다. 부산시에 따르면 8월 첫째주와 둘째주 주말 해운대와 광안리 등 부산지역 7개 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은 81만명에 그쳐 지난해 395만명의 5분의 1로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적으로는 비 없는 마른 장마에 6~7
남창희 롯데마트 상품본부장은 "올해는 바캉스 특수가 실종돼 여름 시즌이 일찍 마무리됐다"며 "38년만의 이른 추석에 맞춰 가을상품을 보름 앞당겨 선보이는 등 발빠르게 매장을 바꿔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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