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직업병 피해자 모임인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은 삼성전자 반도체·LCD 공장에서 일하다 백혈병, 뇌종양 등 중증 질환에 걸렸다고 제보한 사람이 164명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반올림은 18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 가운데 70명은 이미 세상을 떠났으며, 삼성전기·삼성SDI·삼성테크윈 등 삼성그룹 내 전자산업 부문 계열사 피해자까지 합하면 총 233명으로 집계된다고 반올림은 설명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삼성전자 LCD 공장에서 일하다 뇌종양에 걸려 투병 중인 한혜경 씨, 다발성 경화증을 앓는 김미선 씨, 반도체 공장에서 근무하다 유방암에 걸린 박민숙 씨 등 피해자가 직접 참석해 증언했다.
반올림 측 교섭단장인 황상기 씨는 "사과하는 사람이 사과했다고 생각한다고 사과가 아니다"라며 안전보건관리 책임을 다하지 않은 점, 산재보상을 방해한 점, 피해자 가족과 활동가를 폭행, 고소·고발한 점을 구체적으로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삼성전자와의 협상에서 가장 뜨거운 쟁점인 보상 문제와 관련, 삼성에서 일하다 병에 걸린 사람이 200명이 넘는데 협상 참여자인 8명만 우선 보상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협상에 참여하지 않은 다른 피해자 보상 방안 논의를 나중에 한다고 해도, 시간이 지나면 작업 현장에서 일한 기간이 짧았다는 이유 등을 들며 보상을 해주지 않을 가능성이 있
또 벌써 숨졌거나, 병세가 심해 거동을 하지 못하는 피해자들의 상황도 헤아려야 한다고 황씨는 부연했다.
재발 방지와 관련해서도 반도체·LCD 공장에서 사용하는 화학약품 공개, 노동조합 설립 등을 수용하라고 거듭 요구했다.
[매경닷컴 속보부]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