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제약사들이 2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가운데 해외수출 부문의 개선 여부가 매출 성장을 견인하며 희비를 가르고 있다.
매출 1위를 지키고 있는 유한양행과 뒤를 바짝 추격 중인 녹십자가 수출 부문 호조를 내세우며 성장을 보인 반면, 한미약품은 에소메졸의 미국 시장 불확실성에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했다.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유한양행의 2분기 영업이익은 16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9% 늘어났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8% 늘어난 2545억원에 달해 이로써 상반기 누적 매출은 4803억원을 기록하며 매출 '1조원' 달성에 다가서고 있다.
다국적 제약사로부터 도입한 신약 트라젠타, 비리어드가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낸 가운데 C형간염치료제 매출이 134% 늘어나는 등 원료의약품(API) 수출 호조가 매출 성장을 견인했다.
김태희 현대증권 연구원은 "영업이익이 크게 개선된 데에는 수익성이 높은 API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28.1% 증가한 영향이 컸다"며 "신규 폼목인 C형 간염치료제의 수출만 120억원 가량 달한다"고 설명했다.
2위 녹십자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4.0% 증가한 195억원, 매출액은 2357억원으로 14.2% 늘었다. 녹십자의 상반기 누적 매출은 4349억원으로 유한양행에 비해 454억원 모자라다.
녹십자의 매출에도 '해외수출 부문'의 호조가 한몫했다.
녹십자 측은 해외수출 부문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9% 증가하며 매출 상승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독감백신 수출이 전년 동기에 비해 215% 성장했고, 태국을 대상으로 하는 혈액분획제제 플랜트 수출에 따른 이익 창출도 계속됐다는 설명이다.
반면 한미약품은 해외 수출 불확실성이 커지며 영업이익이 크게 줄었다.
한미약품은 2분기 매출액은 1863억으로 3.7%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8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4% 감소했다.
2분기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가 전체 매출의 19.6% 를 차지하며 에소메졸의 해외진출은 기대보다 더디게 진행되는 탓이다.
에소메졸은 위궤양 치료제 넥시움의 개량신약으로 지난해 12월 미국 시장 유통을 시작하며 수출 기대감을 키웠다. 그러나 시장 침투가 생각보다 빠르지 못해 1분기 수출 규모 65억원, 2분기에는 19억원에 그쳤다.
이승호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와 관련해 "미국 사보험사 대상으로 적정한 보험약가 취득에 난항을 겪으면서 대형 유통업체와 약국 공급이 부진했기 때문"이라며 "에소메졸의 미국 시장 정착 실패로 수출 성장의 기회를 상실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밖에 동아에스티가 국내전문의약품과 해외수출 성장으로 2분기 영업이익이 113억700만원으
대웅제약은 매출은 1829억원으로 14.7% 늘었으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7.5%와 14.0% 줄어든 178억원과 148억원으로 집계됐다.
[매경닷컴 김잔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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