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 연구진, 휘어지는 고분자 반도체 소재 개발

국내 연구진이 기존의 딱딱한 반도체를 대체할 수 있는 '고분자 반도체 소재'를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 국가기반기술연구본부 손해정 선임연구원과 중앙대 화학공학과 정대성 교수 공동 연구진은 실제 전자소자로 활용이 가능하면서 휘어지는 '고분자 반도체 소재'를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차세대 전자기기 산업에서는 기존의 딱딱한 실리콘 반도체 부품의 유연성을 높인 고분자 반도체 소재를 개발하는 것이 핵심이었다. 하지만 고분자 반도체 소자는 실리콘 반도체에 비해 안정성이 떨어질 뿐 아니라 태양전지, 센서 등에 적용하면 성능이 좋지 않은 단점이 있었다.
연구진은 전자가 잘 이동하면서도 공기 중의 산소와 잘 결합하지 않는 '방향족 화합물'을 적용한 새로운 고분자 반도체 소재를 개발했다. 손해정 선임연구원은 "공기 중에서도 높은 안정성을 보였으며 전자의 이동도 좋아 전기소자로 활용 가능함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 소재를 활용해 만든 반도체는 7주 동안 공기 중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했다. 정대성 교수는 "이 소재를 휴대폰, 각종 카메라 등에 적용해 본 결과 기존에 개발됐던 반도체 소재와 비교했을 때 가장 뛰어난 성능을 보였다"고 했다.
연구진은 고분자로 만든 반도체 소재가 잘 휘어질 뿐 아니라 전기적 성질도 뛰어난 만큼 향후 웨어러블 기기 등에 활용될 것으로 전망했다. 손해정 선임연구원은 "웨어러블 기기는 물론 태양전지나 광센서 등에 휘어지는 반도체를 적용해 유연한 전자기기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 최신호에 게재됐다.
[원호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