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의 여인’이라 불리며 부품업계의 별로 떠오르고 있는 여성 CEO가 있습니다.
바로 ‘(주)중부화스너’와 ‘(주)중부엔티엔’의 원혜숙 대표입니다.
그녀는 부품유통업과 자동차 부품 열처리 전문 업체를 성황리에 운영하며 연 100억 원의 매출을 벌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녀가 처음부터 ‘철의 여인’이었던 것은 아닙니다.
사실 그녀는 평범한 가정주부였습니다. 철저하게 남성의 영역이었던 부품업계에서 그녀가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까지 어떠한 노력이 있었는지 MBN ‘정완진의 최고다(최고 경영자의 고귀한 다섯 가지 비밀)’ 제작진이 직접 들어봤습니다.
Q. 평범한 가정주부에서 사업가가 되겠다고 결심한 계기는 무엇인가요?
어릴 적부터 저는 남다른 승부욕의 소유자였습니다. 하고 싶은 것은 반드시 해야 했고 무언가 하나를 시작하면 꼭 끝을 봐야 했어요. 그런 성격 때문에 저는 어린 시절부터 나만의 일, 나만의 사업을 꾸리는 것이 꿈이었습니다. 그리고 꿈을 이루기 위해 경영학을 공부했습니다. 대학 졸업 후 저는 곧바로 사업을 하고 싶었지만, 가정을 꾸리게 되면서 자라나는 두 아이의 뒷바라지와 내조를 위해 20년 간 마음속에 꿈을 품고 지냈습니다. 시간이 조금 흐르고 자식들이 장성하고 나니 잊고 지냈던 제 꿈에 대한 열망이 점점 커지더군요. 남편은 사업실패를 막기 위해 경영수업을 먼저 받을 것을 제안하며 제 꿈을 지지해주었어요.
Q. 여성들에게는 다소 생소할 수 있는 부품업으로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제 시댁이 국내 최초로 스텐 볼트를 개발한 ‘신진화스너’였기 때문에 저는 시댁에서 경영수업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부품들이 모두 생소했기 때문에 저는 동이 트기 전부터 공장에 가서 부품들이 어떻게 생산되는지 하나라도 더 눈에 익히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또 재고의 흐름도와 거래처별 부품 선호도 등을 분석했죠. 4개월 정도가 지나니까 자신감이 붙더라고요. 이제 제 회사를 차려도 되겠다는 결심이 섰어요. 부품업에 흥미를 느끼고 있던 데다가 시댁에서도 제 가능성을 알아봐준 덕에 저는 ‘신진화스너’에서 볼트와 너트를 공급받아 유통하는 일을 하는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Q. 첫 창업, 가장 주력한 부분은 무엇인가요?
유통업에서 꽃은 바로 영업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경력이 많은 영업사원 3명을 영입해 지역별로 배분해서 영업과 배송을 담당하게 했죠. 지역별로 사무실을 만들게 되면 추가 관리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지역마다 영업사원만 배정해서 인력과 비용을 줄였죠. 이러한 영업 전략으로 회사는 창업 1년 만에 매출 50억 원에 달성하게 되었어요. 매출이 빠르게 성장하자 회사를 더 크게 키우기 위해 물량을 더 많이 들여왔어요. 그러다보니 배송 물량이 많아져서 배송시간이 지체되었죠. 그래서 저는 영업과 배송을 분리시켜 회사의 매출과 규모를 더 키워나갔습니다. 이렇게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계속해서 회사를 변화 시켰습니다. 사업은 어린 시절부터 제 꿈이었던 터라 하나도 힘들다는 생각이 들지 않더라고요.(웃음)
Q. 사업을 하면서 회의감이 들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호사다마라고 했나요? 탄탄대로를 달리고 있던 사업에도 위기가 찾아오더군요. 회사를 시작할 때부터 줄곧 함께 했던 식구 같은 핵심 영업사원이 회사를 나가 거래에 훼방을 놓더군요. 함께 일할 땐 가족 같았던 직원들이었지만 회사를 나가고 나니 적이 되더라고요. 순간 ‘내가 아직 경영에 대해 미숙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대학원에 가 경영학을 체계적으로 공부해 이론적 지식을 쌓았죠. 또한 핵심 직무를 믿고 맡길 직원들을 찾기 위해 아침마다 직원들과 티타임을 가지며 반듯한 성품의 인재들을 파악하고 양성하여 사업을 더 탄탄하게 만들 기반을 다졌어요.
Q. 위기를 극복하시고 열처리 사업까지 사업을 확장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사업 규모가 커지자 저는 부품 유통 말고도 산업의 근간인 제조와 공정에까지 도전하고 싶어졌어요. 진정한 ‘나만의 사업’을 하기 위해선 ‘나만의 제품’을 직접 생산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생각은 바로 제조업을 해보자는 결심으로 이어졌고 곧장 제조업에 대해 조사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부품을 직접 제조해볼까 했지만 이미 저렴한 수입품들이 시장을 잡고 있었기 때문에 가격경쟁력에서 살아남기 힘들 것 같았습니다. 그러다가 자동차 산업이 놀라울 정도로 커지고 있는 만큼 자동차 부품 열처리 사업도 상당한 전망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전문 기술진들을 영입하고 연구소를 설립해 ‘(주)중부엔티엔’을 세워 새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Q. 세계 ‘Big 3' 자동차 기업의 인증을 받기까지 어떤 노력을 하셨나요?
저는 자동차 부품 열처리 업계에서 최고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어요. 그러기 위해선 세계로 뻗어가고 있는 현대, 기아 자동차와 거래를 하는 것이 가장 핵심이었습니다. 그렇지만 현대, 기아 자동차의 협력체가 되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어요. 저희 같은 2차사들은 먼저 1차사의 인정을 받아야만 현대, 기아 자동차의 SQ인증 심사를 볼 수 있는 자격이 주어졌어요. 그래서 저는 1차사의 인정을 받을 수 있도록 회사에 품질보증부를 만들고 수없는 시행착오를 겪으면서도 최적의 시설을 갖추고, 최상의 열처리 시간과 온도를 알아내기 위해 끈기 있게 연구 했어요. 오작동이나 실수 없이 무결점으로 제품을 생산하는 시스템인 ‘풀 프루프’도 구축했죠. 그러자 1차사에서도 반응이 왔습니다. 저희 제품 품질에 대해 인정하기 시작한 것이죠. 그러고 마침내 1차사의 추천으로 현대, 기아 자동차의 심사를 거쳐 SQ인증도 받게 되었습니다. 그 후에도 품질 혁신에 최선을 다했더니 ‘GM'의 CQI-9 인증 뿐 아니라 세계 자동차 ’Big 3' 기업인 ‘GM’과 ‘포드’, ‘크라이슬러’의 TS 16949 인증 도 획득하게 되었어요.
Q. 앞으로 꿈이나 목표가 있으시다면?
현재는 1차사들과 함께 외국에 공장을 설립하여 해외진출까지 하는 것을 목표로 잡고 있어요. 중국, 인도 등의 해외 부품업 시장에도 저희 회사를 알려서 업계 최고가 되고 싶어요. 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