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국책사업에 참여한 건설업계의 담합 비리가 또 적발됐습니다.
호남고속철도 입찰 담합으로 적발된 28개 건설사에 업계에서는 역대 최대의 과징금이 내려졌습니다.
고정수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올해까지 완공을 목표로 총 길이 약 184km, 모두 8조 3,500억 원의 비용이 투입될 호남고속철도.
2009년 첫 삽을 뜰 때 정부는 경부고속철도와 함께 우리나라의 양대 교통·생활축을 만들겠다고 밝혔습니다.
▶ 인터뷰 : 이명박 / 전 대통령 (2009년 기공식)
- "호남고속철도가 개통되면 (서울과) 호남은 불과 한 시간대의 거리가 되겠습니다."
그러나 이 꿈을 실현하는 공사 과정에는 대형 건설사들의 담합이 있었습니다.
대림산업과 대우건설, 삼성물산, SK건설, GS건설, 현대건설, 현대산업개발 등 이른바 빅7을 비롯한 28개 사가 사전 모의를 했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최저가에 공사를 낙찰하는 13개 구간과 다른 3개 구간, 차량기지 공사 등을 자기들끼리 미리 결정하고 낙찰 예정자가 아닌 회사는 들러리로 세우는 치밀함을 보였습니다.
이 같은 사실을 적발한 공정거래위원회는 4,355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15개 법인과 7명의 담당자는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건설업계에 부과된 과징금 가운데는 이번이 최대, 역대 담합사건에 내려진 액수로는 두 번째 규모의 과징금입니다.
▶ 인터뷰 : 정중원 / 공정거래위원회 상임위원
- "한 회사도 합의를 벗어난 회사가 없습니다. 호남고속철도공사를 할 당시만 해도 얼마나 견고한 카르텔을 하고 있는지를 전형적으로 보여주는…."
▶ 스탠딩 : 고정수 / 기자
- "공정위는 이번 과징금 부과 조치 등으로 고질적인 건설업계의 담합을 바로잡을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효과는 미지수지만, 이번에야말로 부정한 관행을 뿌리뽑을 때란 목소리가 높습니다. MBN뉴스 고정수입니다."
영상취재 : 김정훈 기자
영상편집 : 원동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