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코 도마뱀 발바닥` 모방한 프린팅 기술 개발

국내 연구진이 '게코 도마뱀'의 발바닥을 모방해 전자소자를 옷이나 피부에 붙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광주과기원 기전공학부 이종호 교수와 LS엠트론의 정재영 연구원 공동 연구진은 게코 도마뱀의 발바닥에 있는 '섬모'를 모방해 원하는 곳에 자유롭게 붙일 수 있는 '게코 프린팅' 기술을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고성능 웨어러블 기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반도체 기판에 전자소자를 만든 뒤에 이를 떼어내 필름이나 옷 등 원하는 곳에 부착(인쇄)하는 '전사 공정'이 필요하다. 이때 전자소자를 집어서 붙일 수 있는 집게가 필요하다. 집게는 전자소자를 반도체 기판에서 분리할 때 접착력이 강해야 하고, 필름이나 옷 등에 전자소자를 다시 부착할 때는 접착력을 약하게 해서 잘 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연구팀은 벽이나 천장에 자유자재로 붙어 다니는 게코 도마뱀의 특성에 주목해 전사 공정에 필요한 집게에 게코 도마뱀 발바닥의 섬모를 적용했다. 이렇게 만든 집게로 기판에 붙어 있는 태양전지를 떼어낸 뒤 다른 곳에 옮기는데도 성공했으며 성능도 유지됨을 확인했다. 이종호 교수는 "게코 도마뱀의 천연 섬모가 지닌 뛰어난 접착력 조절 기능을 다양한 형태의 전자기기 제작에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웨어러블 기기의 상용화를 앞당기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영국 왕립학회가 발간하는 '로열 소사이어티 인터페이스' 23일자에 게재됐다.
[원호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