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김기열(35)씨는 주말마다 회사 동료들과 축구경기를 한다. 그는 최근 자신의 뒷쪽에서 날라온 공을 받다가 무릎이 뒤틀리며 넘어졌다. 약간 통증이 느껴졌지만 그럭저럭 경기를 마쳤다. 김씨는 귀가후 무릎이 아른거리며 통증이 계속됐다. 냉찜질을 하면서 괜찮아지겠거니 하고 참았지만 통증이 악화되어 결국 병원을 찾았다. 검사결과, 김씨는 무릎의 십자인대가 파열되어 있었다. 최근 월드컵 영향으로 축구를 즐기는 사람들이 증가하면서 십자인대 손상을 입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십자인대는 X자 모양으로 무릎 위, 아래 관절을 이어 무릎 관절 움직임을 원활하도록 도와준다. 무릎관절 안에 있어 부위에 따라 전방과 후방 십자인대로 나뉜다. 5~10mm의 굵기로 무릎 관절의 안정성을 유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끊어지기 쉬운 부위기이도 하다.
바른세상병원 관절센터(대표원장 서동원)의 조사결과, 최근 3년간 무릎십자인대 부상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가 무려 2161명에 달했다. 한달 평균 60여명 꼴이다.
남성은 흔히 여성보다 근육량이 많고 무릎 관절 조직의 구조도 더 안정적이라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무릎 십자인대파열 부상이 젊은 남성들을 중심으로 많은 것은 욕심이 앞선 운동, 생활습관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최근 축구, 야구, 골프, 등산 등 스포츠 동호회 인구가 늘고, 익스트림 스포츠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도 주요 원인이다. 과욕을 부리거나 격렬해져 몸을 부딪히거나 무릎이 꺾이면서 연골이나 인대 등이 찢어지고 끊어지는 부상을 입기 쉽다. 또한 젊을수록 다쳐도 금방 낫겠지하고 방치하다 약해진 무릎은 작은 충격에도 쉽게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축구는 발을 땅에 디딘 채 다리가 안쪽으로 회전할 때 인대가 버티지 못할 정도의 큰 힘이 가해지면 찢어지게 된다. 무릎이 펴진 상태에서 앞쪽으로 꺾이거나 상대방이 무릎의 뒤쪽에서 안쪽으로 밀 때 찢어질 수 있다. 골프는 스윙시 체중의 10배 가량이 무릎에 부하된다.
운동 중이나 후에 무릎에서 '툭'하고 파열되거나 무릎 관절이 빠지거나 어긋난 느낌, 24시간 동안 무릎이 붓고 통증이 있는 경우, 쪼그려 앉기가 힘들고 정상적인 걸음이 어렵다면 전방십자인대 파열을 의심해야 한다. 무엇보다 치료 시기를 놓치면 운동이 어려워지는 경우가 많고, 십자인대의 불안정성으로 인한 관절 연골판의 파열이나 퇴행성 관절염으로 이어질 수 있어 초기에 확실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서동원 바른세상병원장은 "무릎 십자인대파열은 생각보다 흔하게 일어난다"며 "골반에서 회전이 잘 이뤄지지 않아 상대적으로 무릎에 가해지는 힘이 클 때, 민첩성과 순발력이 떨어질 때, 다리 근육이 피로한 상태에서 갑자기 무릎이 돌아갈 경우 위험하기 때문에 평소 운동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나이에 관계없이 과욕을 부리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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