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가 수조원대에 이르는 전기차 배터리를 BMW에 공급하기로 했다.
삼성SDI는 15일 독일 BMW 그룹과 전기차 배터리 셀 공급확대와 차세대 소재 등 관련 기술 공동개발을 위한 MOU(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MOU 체결로 삼성SDI는 향후 수년간 BMW i3와 BMW i8 등 전기차 모델에 배터리 셀을 납품하게 됐다. 공급 규모는 영업상의 이유로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지만 수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SDI와 BMW그룹은 'Multi-Billions of Euros(수십억 유로)'라고 밝혔다. 이는 현재 삼성SDI의 중.대형 배터리 연간 매출 규모를 훨씬 뛰어넘는 수준이다. 지난 1분기 삼성SDI의 중.대형 배터리 분기 매출액은 640억원이었다.
삼성SDI는 배터리 납품 뿐만 아니라 차세대 소재 등 관련 기술의 장기적인 공동 개발과 향후 글로벌 사업을 위한 협력 강화 등에서 의미를 찾고 있다. 배터리 소재를 공동 개발하거나 글로벌 사업에서 협력할 경우 일회성 배터리 셀 공급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향후 BMW 전기차 판매가 늘어나면서 삼성SDI도 함께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새로운 전기차 모델에도 삼성SDI의 배터리 셀이 채택될 가능성이 높다.
삼성SDI는 지난 2009년부터 BMW와 협약을 맺고 BMW i3와 i8 모델의 리튬이온 배터리를 독점적으로 공급해 왔다. BMW는 i 모델의 성공적인 시장 진출과 함께 전기차 전략을 강조하면서 삼성SDI와 협력을 지속하고 있다. BMW i3는 출시 이후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으며 BMW i8 역시 당초 계획한 생산량보다 높은 수요를 보이고 있다.
삼성SDI는 전기차용 배터리 사업 비중을 점차 높여나갈 계획이다. 제일모직과 합병하기 전인 지난 1분기 삼성SDI의 중.대형 배터리 사업은 전체 매출의 5.6%에 불과했다. 매출의 68.1%는 스마트폰과 전동공구, 전기자전거 등에 쓰이는 소형 배터리가 차지했다. 그러나 향후 전기차 시장이 확대되면 삼성SDI의 중.대형 배터리 사업도 비중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SDI는 BMW 외에도 미국 크라이슬러와 인도 마힌드라 등에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폭스바겐에도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미국 포드사와 전기차용 배터리 공동 개발을 위한 협약을 맺었다.
박상진 삼성SDI 사장은 "BMW i3와 i8의 성공적 협력에 이어 추가 BMW 모델에도 삼성SDI의 우수한 리튬이온 배터리 기술을 장착한다는 것은 삼성SDI의 미래 기술과 양산 능력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며 "두 회사의 협력관계는 미래 전기차 기술에서의 우위를 확보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클라우스 드래거 BMW 그룹 구매총괄 사장은 "배터리는 주행거리와 성능을 좌우하는 전기자동차의 핵심 부품"이라며 "배터리 기술과 향후 성장성을 감안해 삼성SDI를 공급업체로 선정했다"고 말했다.
인천 영종도 BMW 드라이빙센터에서 가진 MOU 체결식에
윤 장관은 "한국을 대표하는 배터리 제조기업 삼성SDI와 독일의 프리미엄 자동차 기업인 BMW 그룹의 만남은 훌륭한 시너지 효과를 끌어낼 것"이라며 "다른 분야에서도 협력이 확대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진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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