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땅에 라면을 처음 들여온 인물이 전중윤 삼양식품 명예회장인데요.
식품업계에 큰 족적을 남기고 향년 95세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박호근 기자입니다.
【 기자 】
굶주림에 허덕이던 1960년대.
고 전종윤 회장은 서울 남대문 시장을 지나다 꿀꿀이죽을 사먹으려고 길게 줄을 선 모습을 보고 배고픔 해결을 결심합니다.
그 방안으로 라면을 생각해냈고, 정부에서 5만 달러를 빌려 일본에서 기계를 수입했습니다.
1963년 9월 15일, 마침내 국내 최초 라면인
삼양라면을 꿀꿀이죽 두 그릇 값인 10원에 내놓았습니다.
▶ 인터뷰 : 정원태 / 삼양식품 지원본부장
- "라면은 국민의 배고픔을 잊게 하려고 처음 도입하셨고, 우리 국민의 기아 문제를 해결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1970년대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지시와 지원으로 '대관령 목장'을 개척하는 등 박 전 대통령과의 인연도 각별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1989년 말 비식용 소기름을 사용했다는 '우지 파동' 사건으로 공장을 멈춰야 하는 시련도 겪었습니다.
노력파인 전 회장은 노년에도 집무실 삼면을 책장으로 둘러쳐 9천 권을 비치할 정도로 책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는 후문입니다.
실향민이면서도 어려운 이웃을 돌보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았던 전 회장.
배고픔을 해결한 뒤 나올법한 평온한 미소를 띠며 그렇게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MBN 뉴스 박호근입니다.
영상취재 : 이종호 기자
영상편집 : 서정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