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S샵 |
4일 홈쇼핑 업계에 따르면 최근 연봉을 높여 이직에 성공한 GS홈쇼핑 동지현 쇼핑호스트는 첫 프로그램으로 패션을 선택했다. 완판(완전판매의 줄임말)녀로서 그가 제일 잘 팔수 있는 아이템이기 때문이다.
방송 시간대도 의미가 있었다. 이전 직장인 CJ오쇼핑에서 본인이 진행한 패션 프로그램과 같아서다. CJ오쇼핑을 겨냥한 GS홈쇼핑의 공격적인 행보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른바 '기적의 크림' 논란 이후 휴식기를 가졌던 정윤정 쇼핑호스트 역시 첫 방송 아이템으로 패션을 꼽았다. GS홈쇼핑에서 이름을 알린 그가 경쟁사 대비 패션 부문이 약한 롯데홈쇼핑의 구원투수로 나선 것. 단순히 상품 설명을 해주는쇼핑호스트가 아닌 상품 기획과 선정, 관리까지 모든 과정을 책임지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로서의 면모를 과시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간판급 쇼핑호스트들이 연이어 이직하면서 업계에 지각 변동이 생겼다"며 "특히 패션에 강점을 보이는 쇼핑호스트들이 대거 경쟁사로 이동해 각 사에서 패션 매출을 올리려는 목적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홈쇼핑 업체들이 올 하반기 의류, 언더웨어, 잡화 등 패션 아이템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는 까닭은 패션 관련 제품이 주방이나 생활용품보다 고마진이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패션 관련 상품의 마진폭은 통상 30~40%에 달한다. 또한 홈쇼핑을 통해 패션상품을 구입하는 인구가 점차 늘어나고 있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
이에 따라 홈쇼핑 업체들은 패션 디자이너 육성에도 적잖은 노력을 기울인다. 판매 상품의 질을 높여 매출로 연결시키기 위해서다.
실제로 홈쇼핑 업계는 2012년부터 디자이너 손정완, 베라왕 등 유명 디자이너와의 콜라보레이션 등을 적극 추진해 왔다. 해외 브랜드 직수입 등을 통해 오직 홈쇼핑에서만 볼 수 있는 물건들을 선보이기 위해서다.
김미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소셜커머스 업체나 인터넷 쇼핑몰들과 가격 경쟁을 벌이는 홈쇼핑업체들이 우위를 점하는 부분이 바로 상품 구성"이라며 "비슷비슷한 상품들을 팔고 있는 소셜커머스 업체와 달리 홈쇼핑에선 패션 디자이너 제품이나 독보적인 해외상품을 판매함으로써 프리미엄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CJ오쇼핑이 최근 한국패션디자이너연합회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디자이너 콜라보레이션 브랜드인 'CFDK'를 새롭게 선보이기로 한 것이 한 예다. 업계에서 처음으로 패션 자체 브랜드(PB) 상품을 선보인 CJ오쇼핑은 한국패션디자이너연합회 소속 디자이너 중 국내외 패션 시장에서 주목 받는 6~7명을 매년 선정, 이들과 함께 'CFDK'브랜드를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CJ오쇼핑 관계자는 "전문 디자이너들은 'CFDK' 브랜드를 달고 각자의 개성을 대중적으로 풀어낸 상품을 선보이게 되는 것"이라며 "무엇보다 질 높은 상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하는 게 목표다"고 전했다.
지난 5월 현대홈쇼핑이 동대문 두타와 신진 디자이너를 육성하기로 협약을 체결한 것도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신진 디자이너를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이미 올해 패션 매출을 1조원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에 따라 패션 사업부 조직을 개편한 것은 물론 방송편성 비중을 대폭 확대했다"고 전했다.
[매경닷컴 방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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