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의 가능성에 젊음을 투자한 20대 초반의 청년들이 모였습니다. 그간 캐릭터는 유아동의 전유물로 여겨졌고, 티셔츠는 의미 없는 로고가 박힌 것들이 대부분이었죠. 작은 고시원에 모여 국내외 캐릭터 산업을 진지하게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흔히 캐릭터는 낮은 연령층의 사람들에게 잘 어울리는 패션 아이템으로 여긴다. 캐릭터가 그려진 티셔츠라면 더욱 그렇다. 이런 가운데 김진성(36) 펠릭스킴앤레기진 대표가 20대 후반에서 30대의 비교적 높은 연령대 고객층을 타깃으로 한 캐릭터를 구상해 시장을 넓혀나가고 있어 눈길을 끈다.
평소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던 김진성 대표는 대학교를 다니며 캐릭터를 그렸고, 그것들을 모아 웹툰을 연재하곤 했다. 그는 캐릭터를 이용한 다양한 상품화 제안을 받았지만 직접 회사를 운영하기로 마음먹고 2001년 주식회사 펠릭스킴앤레기진을 창립했다. 캐릭터를 새긴 티셔츠가 회사의 대표 상품이었다.
그들은 고시원에 모여 그들만의 확고한 콘셉트와 색깔 있는 브랜드를 탄생시켰다. 전자상거래가 활성화되면서 다양한 오픈마켓, 종합몰에서의 판매를 시작했고, 디자인 제품을 주로 판매하던 사이트에 그래픽 티셔츠를 소개한 1세대로 기록되기도 했다.
2004년에는 전문몰 ‘구김스’를 론칭해 본격적인 운영을 시작했고, 캐릭터 디자인에서 제품 디자인, 기획, 생산, 유통, A/S까지 직접 관리 및 운영하는 디자인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구김스는 ‘보다 즐거운 일상을 위해’를 모티브로 의류에서부터 모자, 가방, 목도리 등의 액세서리까지 경쾌한 느낌을 주는 디자인을 선호한다. 고유의 캐릭터와 일러스트 로고로 패션 브랜드 분야에서 최우수상, 디자인 어워드 등 국내외 디자인상을 휩쓸기도 했다.
크게는 과감한 크기의 일러스트와 재치있는 메시지를 주는 ‘오리지널 시리즈’, 희망과 도전을 의미하는 날개 모양의 로고를 디자인한 ‘플라이 시리즈’, 스케이트 보드, 바이클 등 스트리트 놀이에 적합한 디자인의 ‘텔레포트 시리즈’로 나뉜다.
김 대표는 지난 2006년 일찌감치 해외로 눈을 돌렸다. 일본, 홍콩, 중국, 미국 등 11개국의 패션박람회에 참석해 부스를 열고 영문 브로슈어를 제작하는 등 적극적으로 홍보에 나섰다.
“개인적으로 온라인의 편리성, 성장 가능성은 정말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해요. 맹신도에 가깝죠. 당시 해외에서는 온라인을 통해 제품을 판매하는 것 자체가 어색했던 시절이에요. 그렇지만 전 박람회에서 해외 바이어에게 우리 사이트에 접속하면 더욱 많은 제품들이 있다고 홍보했고, 그 자리에서 직접 사이트를 보여주기도 했어요. 그런 우리를 이해하지 못하는 이들이 많았지만 생소함 속에서도 신선함을 느낀다는 반응도 있었죠. 해외에서는 결국 2년만에 철수했지만 좋은 경험이 됐습니다.”
이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김 대표는 다시 해외 시장을 겨냥했다. 카페24의 해외 비즈니스 서비스를 이용해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한 중문몰을 오픈했고, 영문몰도 준비 중에 있다.
김 대표는 “이미 대만, 싱가폴, 스페인, 네덜란드 등 직접 해외에서 찾아주는 고객들도 많은 만큼 해외 시장에서의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며 “아시아를 시작으로 세계적으로 유쾌함으로 상징되는 유명한 브랜드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미니 인터뷰>
▲ 공대 출신으로 알고 있다.
그렇다. 기계과를 다녔는데 캐릭터, 일러스트를 워낙 좋아했다. 웹툰을 연재하면서 다양한 상품화 제안을 받았는데 진행 과정에서 생각과 다른 일들이 많았고 직접 만들어 판매해 보기로 결심했다.
공대생이었던 만큼 웹프로그래핑에 관심이 많은 주변 친구들 덕분에 비교적 일찍 전자상거래 시장을 접할 수 있었다. 이해와 접근이 쉬웠고 초기에는 서버를 직접 돌리기도 했다. 개인적인 관심과 재능, 전공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셈이다.
▲ 모든 제품을 전수 검사하는 것으로 안다.
품질은 보이지 않는 작업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원단 자체를 미리 세탁해 제작함으로써 완성된 제품이 온도나 습도 등 기타 상태 때문에 변하지 않도록 하고, 배송 시 우천이나 기타 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2중 안전 포장을 진행한다.
전수 검사는 제품의 가치를 극대화 하기 위함이다. 보통 대량으로 제품을 판매하기 때문에 랜덤검사를 하는 곳들도 많은데 우리는 전량 1대 1 전수 검사로 바느질, 실밥, 재봉상태, 수축률 및 뒤
▲ 연예인 모델을 세우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2007년부터 정일우, 윤승아, 박재범, 제국의 아이들 등 우리 구김스의 색과 잘 맞고 고객들과 나이대가 비슷한 연예인들이 모델로 활동했다. 화보, 팬 사인회 등을 통해 고객들에게 다양한 볼거리, 즐길거리를 제공할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한다.
[매경닷컴 김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