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8일부터 열리는 한국과 아랍에미레이트(UAE) 간의 항공회담이 항공업계의 초유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그동안 막대한 오일 머니를 보유한 중동계 항공사들은 유럽-중동-한국으로 이어지는 환승편으로 국내 시장에서 발빠르게 영향력을 확대해갔다. 중동행 항공노선이 확대되면 국내 소비자들은 가격이 싼 유럽 항공권을 더 많이 구매할 수 있게 되겠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국내 항공시장을 보호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1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오는 18일부터 국토교통부는 서울에서 UAE와 항공회담을 연다.
현재 양국간 항공협정에 따라 한국-두바이 노선 주 8회, 한국-아부다비 노선 주 7회 등 총 주간 15회를 운항할 수 있다. UAE는 이번 회담에서 두바이 노선을 주 14회나 15회로 늘려달라는 요구를 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측은 이번 회담에 비교적 소극적인 자세를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 국적 항공사들의 중동행 항공노선 수요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두바이 노선에 취항하고 있는 에미레이트 항공은 519석 규모의 A380 항공기를 투입해 주 7회 운항을 하고 있다. 반면 대한항공은 이 노선에 218석의 A330 항공기를 주 5회 운항하고 있을 뿐이다. 탑승률도 에미레이트 항공은 평균 78%에 달하지만 대한항공은 57%에 불과하다. 에미레이트 항공을 이용하는 수요 가운데 대부분은 두바이를 거쳐 유럽으로 가는 환승객이기 때문이다. 반면 국적 항공사들을 이용하는 수요의 80%는 두바이가 목적지다.
이 때문에 UAE와 우리나라간 항공 운항횟수가 많아지면 중동계 항공사들만 득을 보고 국내 항공사들은 유럽행 수요에 큰 타격을 입을 것이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반면 소비자 입장에서 중동계 항공사의 취항 횟수가 늘어난다는 것은 저가로 유럽으로 갈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아진다는 의미다. 통상 항공사들은 자국인에게 외국인보다 더 높은 가격을 받는데다 중동계 항공사들은 전략적 차원에서 더 낮은 가격으로 항공권을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세계 1위의 항공사인 에미리트 항공은 압도적인 공급력 우위를 바탕으로 공격적으로 노선을 늘리고 저가 공세를 통해 시장 지배력을 장악해왔다.
유럽과 대양주를 잇는 허브 공항이었던 싱가포르 창이 공항은 두바이 공항에 밀려 이미 2인자로 밀려났고 유럽과 아시아 노선에서 강세를 보였던 독일 항공사 루프트 한자도 에미리트 항공이 최근 10년새 독일 노선 운항 횟수를 3배 가량 늘리면서 심각한 경영 실적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국내 항공업계는 중동계 항공사의 국내 취항 횟수가 늘어나면 싱가포르나 독일에서 벌어졌던 일이 국내에서도 재연될 수 있다며 일방적으로 중동계 항공사에 유리한 방향으로 항공협상이 진행돼선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에미레이트 항공은 인천
[매경닷컴 고득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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