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은 지난 2일(현지시간) 열린 세계 개발자회의(WWDC)에서 헬스 앱과 헬스 킷을 각각 공개했다. 헬스 앱은 iOS 8의 일부로 아이폰, 아이패드 등에 탑재돼 사용자의 신체 정보를 한데 모아 보여주는 앱이다. 외부 기기를 통해 측정한 몸무게, 심장박동수, 혈압, 혈당 등을 관리하며 데이터 분석에 따른 건강 상태 점검도 가능하다.
헬스 킷은 사용자의 건강 정보를 한데 모으고 관리, 분석하는 플랫폼이다. 외부 기기와 연동돼 건강 정보를 모으며 이를 관리하고 분석한 뒤 다른 협력업체와 함께 관련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고안됐다.
정보통신(IT) 업계에서는 애플이 이번 헬스 앱, 헬스 킷을 공개함에 따라 헬스케어 시장에 전면 공세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플랫폼 전략을 들고 나온 것이 이목을 끌고 있다.
당초 애플은 헬스케어 시장에 웨어러블 기기로 진출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부터 출시가 예상됐던 아이워치가 바로 그것이다. 삼성 기어 2, 기어 핏 등과 유사하게 손목시계 형태에 센서를 부착함으로써 사용자의 건강 정보를 수집하는 기기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예상과 다르게 플랫폼 전략을 들고 나오자 삼성전자와의 전면전이 불가피해졌다. 삼성전자도 헬스케어를 차세대 먹거리로 낙점하고 플랫폼 구축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말 삼성전자는 개방형 헬스케어 플랫폼인 사미(SAMI)와 손목밴드형 웨어러블 기기인 심밴드를 공개한 바 있다. 사미 또한 애플의 헬스 킷과 유사하게 사용자의 건강 정보를 수집, 관리, 분석하는 플랫폼이다. 심밴드는 센서 등을 통해 건강 정보를 수집하는 기기로 외부 업체가 해당 기기를 쉽게 만들 수 있는 참고 형태로 공개됐다.
협력업체 선정에도 양사 모두 공을 들이고 있다. 애플은 이번 발표에 나이키를 협력 업체로 소개했다. 나이키는 웨어러블 밴드인 퓨얼밴드 사업을 포기하고 서비스에 집중한다고 선언한 바 있다. 당시 많은 의문이 제기됐지만 이번 애플과의 협력 발표로 의문이 상당부분 해소됐다. 자사의 헬스케어 부문을 웨어러블 밴드에 국한시키지 않고 애플과 함께 다양한 분야를 공략하기 위한 전략인 셈이다.
삼성전자도 헬스케어 플랫폼 발표 자리에 샌프란시스코 의대를 참가시켰다. 사용자 건강관리 정보를 의대에 맡김으로써 정교하게 분석할 수 있음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이밖에 벨기에 소재 바이오테크 연구소인 아이멕(IMEC)도 함께 했다.
현재까지 공개된 상황만 보면 삼성전자는 갤럭시S5와 기어 핏 등으로 기기 분야에서 앞선 반면 애플은 이번에 공개한 헬스 킷 등을 통해 외부 업체들과 함께 하는 플랫폼 측면에서 강점을 보인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양사가 취한 전략이 플랫폼에 기반해 전 영역을 아우르는 만큼 일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애플이 그간 내놓
[매경닷컴 김용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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