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금 인가제 폐지 최선일까? ① ◆
↑ 지난 4월 여론조사기관인 리서치뷰가 이동전화 30주년을 맞아 설문조사를 한 결과 우리나라 국민의 절반은 정부의 경쟁활성화 정책 부재와 SKT의 시장 지배력 남용으로 이통시장 구도가 고착화됐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불법 보조금 이슈가 한차례 지나가니 이젠 또 요금인가제 폐지 여부가 도마 위로 올랐다. 정부가 다음달까지 통신요금 인하를 위해 요금제도 개선을 추진한다고 발표한 가운데 미래창조과학부는 요금인가제 개선을 위한 작업반까지 마련한 상태다.
5일 이동통신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늦어도 다음달까지 개정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개정안의 핵심은 역시 요금인가제 폐지 여부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전병헌 새정치연합 의원은 요금인가제 폐지를 골자로 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발의를 위해 준비 중이다. 개정안의 골자는 요금인가 사업자를 규정한 내용을 삭제하고 통신 서비스 요금을 신고제로만 운영한다는 것이다.
요금인가제는 지난 1991년 이통사 간 적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한다는 의도로 도입된 제도다. 시장 점유율 1위의 통신회사가 새로운 요금제를 출시할 경우 정부의 인가과정을 거쳐야 해 SK텔레콤은 무선부분에서, KT는 유선부분에서 정부의 허가를 받고 있다. 각 해당 분야 2, 3위 통신사는 신고만 하면 된다.
그동안 요금인가제는 정부가 통신사업자를 규제하는 수단으로 인식돼 왔다. 허가 여부로 시장 지배적 사업자에 대한 직간접적 규제가 가능했기 때문에 통신사에겐 당근 또는 채찍으로 사용될 수 있었다. 정부는 그간 통신요금 인하를 요구하거나 투자 확대를 주문하는 방식으로 요금인가제를 활용해왔다.
이번에 요금인가제 폐지 여부가 수면 위로 떠오른 이유는 정부가 통신사간 요금경쟁을 촉발시켜 그동안 오를만큼 오른 통신 요금을 낮춰보겠다는 계획인 것으로 풀이된다. 요금인가제가 폐지되면 통신사간 자유로운 요금제 경쟁이 가능해 결과적으로 통신 요금의 하향평균화가 가능하는 게 찬성 측 입장이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미래부 입장에서는 결국 통신사업자를 제한하는 데 발목이 잡힐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도 이런 여론을 감안해 초기 인가제 폐지에 긍정적이던 분위기에서 충분한 검토로 방향을 선회했다. 미래부는 이달 중 인가제 폐지 로드맵을 마련한다는 기존 방침에서 시장에 미치는 영향 등 검토 작업을 거쳐 인가제 존폐 여부에 대해 최종 결정을 내리
통신업계 관계자는 "미래부의 이통사 제재 수단이 제한된다는 점에서 미래부가 쉽사리 결정을 내놓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인가제 폐지를 통해 요금경쟁을 촉발하겠다는 정부의 의도는 좋지만 시현 가능성 등도 적극 검토해봐야 한다"고 전했다.
[매경닷컴 배윤경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