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 원권이 시중에 풀린 지 다음 달이면 벌써 5년이 됩니다.
그런데, 발행하는 즉시 어디론가 사라진다고 하는데요.
과연, 5만 원권은 어디로 숨었을까요?
김한준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 기자 】
우리나라에서 돈을 찍어내는 유일한 곳인 한국조폐공사의 화폐 본부.
28장의 5만 원권이 담긴 종이가 가득 쌓여 있습니다.
빠른 속도로 인쇄기를 통과하는 종이들.
8개의 공정 과정을 거친 뒤, 일일이 두 눈으로 확인하는 작업까지 통과해야 진짜 돈으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 스탠딩 : 김한준 / 기자
- "제가 들고 있는 이 5만 원권의 가격은 웬만한 아파트 1채를 살 수 있는 5억 원에 달합니다. 오늘도 900억 원에 가까운 5만 원권이 이곳에서 만들어졌습니다."
현재 시중에 풀린 5만 원권은 모두 8억 6,100만 장.
인구 수로 나눠보니 국민 한 사람당 22장을 갖고 있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실상은 어떤지 시민들에게 물어봤습니다.
"3장 갖고 있네요."
"저는 1장 정도."
"하나씩은 비상용으로 갖고 다니죠."
실제로 다른 지폐와는 달리 은행을 떠난 5만원 권 2장 중 1장은 다시 돌아오지 않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5만 원권은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서울의 한 백화점에 있는 금고 매장을 찾아가 봤습니다.
금고를 보려는 손님들이 꾸준히 찾아옵니다.
이 매장은 2012년 입점 이후 찾는 고객들이 늘어나면서 매출액도 200% 이상 급증했습니다.
적지않은 5만 원권이 부자들의 개인 금고 속에 잠자고 있다고 추측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지하 경제로 흘러들어 가고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 인터뷰 : 조영무 /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 "많이 팔린 고액권이 고액 자산가들의 불법적인 부의 이전 증여, 탈법적인 영업활동을 위해 쓰이고 있는 것으로 판단이 되고요."
범죄에 악용되는 것을 막기 위한 당국의 노력이 필요하지만, 5만 원권이 사실상 추적이 불가능한 현금인 탓에 마땅한 대책을 내놓기도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MBN뉴스 김한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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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김회종·한영광 기자
영상편집 : 원동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