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출신 임원들로 구성된 '경영 닥터'가 중소·중견기업의 경영 위기극복에 큰 도움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전경련 중소기업협력센터는 27일 전경련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경영닥터제 성과보고 및 2014년 1기 발대식'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경영자문단의 경험과 협력 대기업의 자금.기술개발 지원을 통해 위기를 극복한 우수사례가 소개됐다.
SK텔레콤과 SK네트웍스의 임원 출신인 김승시 경영닥터의 도움을 받은 기산텔레콤이 대표적이다. 지난 1993년 설립된 이 회사는 코스닥 상장 이후 400억원대의 매출을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그러나 3세대에서 4세대로 이동통신방식이 바뀌면서 주력제품인 중계기 등의 경쟁력이 떨어져 위기를 겪었다. 김승시 경영닥터는 새로운 중계기 개발과 해외시장 개척을 통한 매출처 다변화를 제안했고, 회사는 소형 중계기 신제품을 개발해 특허출원에 성공했다. 이 제품은 2015년까지 KT에 200억원 규모로 납품될 예정으로 현재 20여개 글로벌 통신사와의 계약이 추진 중이다.
LG디스플레이의 협력업체인 글라소울의 경영닥터를 맡은 조영환 위원은 부실사업 정리와 수익사업에 대한 집중을 권유했다. 이 회사는 유리기판 식각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구미공장으로 본사를 이전했고 인력감축과 재배치, 조직개편 등 내부시스템을 대대적으로 정비했다. LG디스플레이도 40억원 규모의 설비투자를 지원하면서 경영혁신에 힘을 보태 회사는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났고 매출도 올해 10% 늘 전망이다. 자본잠식에 빠져 코스닥 상장도 폐지됐지만 이 회사는
이승철 전경련 부회장은 "국내 중소기업은 자신의 강점을 살려 상승효과를 내는 협업과 동업의 네트워크가 약하다"며 "경영닥터의 경험과 대기업의 자금.기술지원을 결합시켜 협력업체의 역량을 강화하는 움직임을 산업계 전반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은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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