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둘러싼 대내외적 환경, 해외 경기는 선진국을 중심으로 느리게 회복되고 있습니다. 치열한 국내외 경쟁을 뚫고 '포스코 더 그레이트(POSCO the Great)'를 달성하겠습니다."
철강 시황 침체로 경영 위기를 맞은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19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기업설명회를 열고 신 경영 비전을 발표했다. 철강 시장 불황이란 위기를 극복하고 '위대한 포스코'로 발돋움하겠다는 의미다.
◆철강 중심으로 양적 성장보단 질적 성장 달성
포스코는 철강 산업에서 질적 성장을 달성하는 한편 원천소재와 에너지 등 2대 영역을 신성장동력으로 삼는 전략을 세웠다. 원천 소재 산업은 리튬과 니켈 분야를, 에너지 산업은 연료전지와 청정 석탄 사업을 주력 부분으로 꼽았다.
핵심 사업인 철강 외에 모든 사업 분야를 조정 대상으로 삼을 정도로 사업 확장 전략을 '본업 강화 중심'으로 재편하는 뜻을 담고 있다. 양적 성장보다는 질적 성장을 목표에 방점을 찍겠다는 의미다.
철강 사업은 자동차와 해양, 에너지 등 수익성과 성장성이 양호한 7대 전략 사업을 선정해 실적 개선에 나선다. 철강제품뿐 아니라 사용 기술도 함께 제공하는 솔루션 판매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2016년까지 해외 모든 생산법인의 흑자 전환을 목표로 잡았다.
권 대표는 "월드 프리미엄 제품, 즉 고부가제품의 판매 비율을 31%에서 41%까지 대폭 늘릴 것"이라며 "고객 각각이 요구하는 가치를 제공하는 솔루션 마케팅을 실시해 해외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강조했다.
포스코 측은 "이미 서포팅 커미티(Supporting Commitee)를 구성해 인도네시아, 인도 등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며 "정상 조업 조기 달성 및 현지 인력 조업기술력을 높힐 것"이라고 밝혔다.
에너지 사업의 경우, 국내 석탄 발전과 신흥국 중심의 해외 발전시장 진출, 연료전지 사업 육성 등이 추진된다.
또 초기 투자 단계인 소재 산업은 기술 확보와 수요 확대를 늘릴 방침이다. 경쟁력이 떨어지는 신사업에서는 철수한다.
건설이나 상사 업무, 정보기술 등 사업은 그룹 내 핵심 역량으로 삼으면서도 사업 구조를 재편해 수익성을 확보하는 데에 초점을 맞춘다.
◆자산매각·장기투자자 유치·투자비 감축…재무구조 건전화
포스코 측은 2016년 단독 기준으로는 매출액 32조원, 영업이익 3조원(영업이익률 9%대)을 실현하는 목표를 세웠다. 연결기준으로는 매출 78조원, 영업이익 5조원(영업이익률 6%대)을 실현하고 부채비율을 대폭 낮출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를 위해 2016년까지 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EBITDA)을 8.5조원까지 창출한다. 신용등급은 A등급을 회복해 재무건전성을 확보하고 차입금 23조5000억원까지 줄일 계획이다.
포스코 측은 "우량 그룹사 보유 지분을 축소하고 배핵심 자산도 매각할 것"이라며 "철강 능력 확대를 위해 투자비 감축도 계획 중"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1위권에 들지 않거나 철강 산업에 필요하지 않은 비핵심사업은 구조조정 대상로 삼아 몸집 줄이기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사업 구조를 효율화하기 위해 통합이나 분리, 교환 등 내부 조정도 고려중이다.
현금 사정 개선을 위해 고금리 차입금 상환, 재고자산 감축, 매출채권 회수기간 단축도 진행된다..
권 회장는 "몇년간 실적 감소에 따른 주가 하락에 따라 경제적으로, 심적으로 마음고생이 심했을 투자자들에게 송구스런 말씀을 드린다"며 "포스코는 내실 있는 성장과 수익성을 제고해 주주와 투자자, 고객과 협력 파트너사들의 성원에 보답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인터, 매각 확정된 바 없어…포스코엠텍은 매각 안해"
포스코 측은 포스코의 기업 가치가 상승할 수 있다면 전 계열사를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하겠다고 밝혔다. 재무개선을 위해 우량 그룹사의 보유 지분을 축소하겠다는 선언과 맞닿는 지점이다.
권 회장은 "각 계열사들의 가치를 개선하기 위해 경영 개선 방안을 회사별로 고려하고 있다"며 "모든 사업체를 대상으로 구조조정을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매각설이 제기된 대우인터에 대해서도 같은 기준으로 평가하고 있다면서도 "현재 상태에서는 매각과 관련해 확정된 것이 없다"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놨다.
다만 "미얀마 가스 채굴 사업을 통해 올해 2000억원, 내년 3000억원까지 수익이 예상된다"며 "캐시카우의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외부에서 관심을 갖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 회장은 다른 계열사 포스코엠텍에 대해
그는 "빠른 시일내에 회사를 원상복구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며 "주가를 회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매경닷컴 이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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