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재계 대표단체로써 경제발전에 큰 공헌을 한 것과 비교하면 요즘 전경련은 수장도 제대로 뽑지 못하는 나약함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김양하 기자가 왜 그런지 취재했습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우리나라 경제의 중추역할을 하고 있는 대기업들의 의사를 통일해 정부 시책에 반영하고 국민경제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출범했습니다.
지금까지 전경련은 삼성그룹을 창업한 이병철 회장을 비롯해 정주영 회장, 구자경 회장, 최종현 회장, 김우중 회장 등 쟁쟁한 인물들이 회장을 맡았습니다.
그래서 한때는 전경련 회장이 재계의 대통령이라는 별명을 갖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전경련이 재계의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김우중 회장이 해외로 도피한 이후 재계 인사들은 전경련 회장을 서로 맡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김각중 회장, 손길승 회장, 강신호 회장 등 연장자이거나 전문경영인이 전경련을 이끌면서 전경련의 위상은 조금씩 쇠락해졌습니다.
스탠딩 : 김양하 기자
-"전경련의 위상이 이처럼 추락한 것은 기능과 역할이 시대의 변화를 제대로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재계의 대변인 역할도 맡고 있는 전경련은 예전에 정경유착의 고리 역할을 했다는 사회의 따가운 눈총을 받은 바 있습니다.
일부 전경련 회장은 대통령과 장관을 자주 만나 특혜를 받거나 기업을 보호하는데 회장직을 이용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민주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면서 정치권과 전경련의 정경유착의 고리가 거의 사라졌습니다.
게다가 외환위기 이후 기업들이 투명경영과 윤리경영을 내세우고 지배구조 개선에 나서는 등 기업 환경도 변화했습니다.
따라서 재계의 이해관계가 예전보다 더 복잡해지면서 한 목소리를 내기가 쉽지 않은 상황으로 변화했습니다.
또 참여정부 출범 이후에는 정부의 눈치를 본다는 비판과 함께 3백억원이 넘는 회비가 아깝다는 재계의 불만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제기능을 하지 못하는 전경련이 대한상의나 경총과 통폐합하거나 해체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인터뷰 : 권영준 / 경희대 교수
-"(전경련은 재벌들의) 순기능만 오버해서 얘기하기 때문에 오히려 재벌들에게 국민들로부터 불신을 초래하는 역할을 자초했습니다. 또 시대에 맞지 않고 자기 기능도 수행하지 못하기 때문에 없어져야할 단체라고 생각합니다."
인터뷰 : 김상조 / 한성대 교수
-"전경련은 우리나라 재계 전체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 소수 재벌그룹 또는 총수의 이익만을 대변했고 또한 불법행위에 대해서 규제를 하는 자율규제기구로써의 역할도 하지 못했기 때문에 사실상 존립할 명분이 사라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전경련은 우여곡절 끝에 내일 새로운 회장을 선출합니다.
하지만 시민들은 아무도 나서는 사람이 없어서 떠밀리듯 회장을 뽑는 전경련의 모습에 한심하다는 모습입니다.
인터뷰 : 남세희 / 성남시 분당구
-"전경련에서 각 기업 회장들이 서로 회장을 맡지 않으려고 하는데 그동안 나라에서 기업들을 지원한 것도 있는데 서로 책임을 미루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인터뷰 : 정문기 / 성북구 월곡동
-"어떤 회사든지 사장이 있어야 기능이 제대로 돌아가는데 사장이 일을 제대로 못하고 조직원을 내버려두면 제대로 돌아갈리가 없습니다."
스탠딩 : 김양하 기자
-"재계에서는 전경련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유능한 회장을 뽑고 뼈를 깎는 개혁을 통해 국가 경제의 비전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mbn뉴스 김양하입니다.
< Copyright ⓒ mb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