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암병원 췌장담도암센터 이상협 교수(내과) 연구팀은 프로포폴을 사용하지 않고도 수면 담췌관 내시경때 수면 진정 효과를 2배 이상 개선시킬 수 있음을 세계 최초로 찾아냈다고 14일 밝혔다.
수면 내시경 검사를 하려면 수면 진정제와 통증 마취제를 함께 투여한다. 수면 진정제로는 미다졸람(midazolam)과 프로포폴(propofol)이 있다. 미다졸람은 부작용 위험은 작지만 수면 진정 효과가 떨어진다. 프로포폴은 수면 진정 효과가 우수하나 호흡 곤란 등 부작용 위험이 크다.
임상 현장에서는 안전성을 이유로 미다졸람을 주로 사용하지만 수면 내시경 검사 중 잠에서 깨는 등 일부 환자들의 고통이 컸었다.
최근 연구에서는 수면 진정제 중 하나인 덱스메데토미딘(dexmedetomidine)과 미다졸람을 함께 투약하면, 수면 진정 효과를 개선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외과적 수술이나 동물실험에서 밝혀진 것으로 수면 내시경 검사에서는 확인된 바 없었다.
연구팀은 내시경 역행췌담관조영술(ERCP??endoscopic retrograde cholangiopancreatography)을 앞둔 환자 110명을 대상으로 덱스메데토미딘의 유효성을 검증하는 전향적 임상시험을 세계 최초로 했다. 연구팀은 환자들에게 미다졸람과 메페리딘(meperidine, 통증 마취제 일종)을 투약시킨 후, 비교군(53명)에는 덱스메데토미딘을, 대조군(57명)에는 생리식염수를 투여했다. 그 후 내시경 검사 중 수면 진정 효과와 부작용을 비교했다.
환자가 수면 진정 효과를 얼마나 느끼는지 수치화 한 것이 RSS(Ramsay Sedation Scale??1~6점)다. RSS는 검사중 환자반응으로 등급을 매기는데, 점수가 높을수록 수면진정 효과는 큰 것으로 본다. 수면 내시경 검사때 RSS가 3점 이상이면 적정한 수면 진정 효과로 본다. 3점은 환자가 진정 상태에서 의료진의 명령에만 단순히 반응하는 것이다.
RSS가 지속적으로 3점 이상인 환자 비율을 살펴본 결과, 비교군에서는 75.5%(40명)인 반면 대조군은 36.8%(21명)로 낮게 나타났다.
적정한 수면 진정 효과를 위해 추가로 투약된 미다졸람 용량도 비교군이 대조군에 비해 적었다. 이는 덱스메데토미딘 병용 투약이 수면 진정 효과를 상승시켜 추가로 필요한 수면 진정제(미다졸람)가 적은 것이다. 이는 수면마취 후 회복시간에도 영향을 미쳐 검사 후 15분 이내 회복하는 비율이 비교군은 68%인 반면 대조군은 32%로 나타났다. 비교군이 대조군에 비해 수면진정제(미다졸람)를 적게 사용했기 때문이다.
환자의 고통과 만족도에서도 차이가 났다. 내시경 검사 후 설문 조사에서 비교군의 고통지수(0~100점)는 12점인 반면, 대조군은 32점으로 높게 나타났다. 비교군의 만족지수(0~100점)는 82점인 반면, 대조군은 59점으로 낮게 나타났다.
이상협 교수는 "프로포폴은 수면 진정 효과가 뛰어나지만 치료 범위가 상당히 좁아 조금만 과량을 사용해도 치명적일
이번 연구는 소화기내시경 분야의 최고 권위 학술지(endoscopy) 4월호 표지논문으로 발표했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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