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가 내년부터 일본에 가정용 에너지저장장치(ESS) 30만대를 독점 공급한다. 현재 공급가격과 가격추이를 근거로 추산할 때 총 금액은 1조원에 달해 역대 ESS 공급 계약 중 세계 최대 규모다.
삼성SDI는 8일 일본 니치콘사에 2015년부터 가정용 ESS 30만대를 독점 공급하는 내용의 MOU(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ESS는 에너지를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꺼내쓰는 장치로 전력 공급이 불안정할 때 유용하게 활용되며 낮에 태양열을 저장했다가 밤에 사용하는 경우에도 필요하다. 일본의 경우 지난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가정용 ESS가 전기절약이나 정전 등 재난 대비를 위한 비상전원으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가정용 ESS시장은 2020년까지 연평균 72% 이상의 고성장이 전망된다.
삼성SDI는 니치콘과 지난 2011년 가정용 ESS 공급계약을 최초 체결한 이래,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공급·판매해 왔다. 삼성SDI가 ESS 배터리시스템을 니치콘에 공급하면, 니치콘이 PCS(전력제어장치)를 추가해 완제품으로 제작, 고객에게 판매하는 방식이다.
삼성SDI와 니치콘의 ESS는 일본 가정용 ESS 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요시다 시게오 니치콘 사장은 "삼성SDI ESS의 우수한 성능과 안전성 등이 이번 계약의 바탕이 되었고 시장변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장기 계약을 체결했다"면서 "지속적 협력을 통해 일본 ESS 시장을 적극적으로 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상진 삼성SDI 사장은 "이번 계약을 기반으로 일본 ESS 시장에서 1위 기반을 더욱 강력히 구축하게 됐다"며 "앞으로 일본 가정용 ESS 시장에서 지배력을 더욱 강화하고 시장확대에 적극적이고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SS는 가정용 뿐만 아니라, UPS용, 통신기지국용, 대용량 스토리지용 등 다양한 활용이 가능해 미래 에너지 산업의 필수적인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전문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세계 ESS 시장은 2014년 210억달러 규모에서 2020년 410억달러 규모로 두 배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SDI는 지난 해 10월부터 일본의 이토추 상사를 통해 패밀리마트와 같은 일본 지역 내 편의점, 소규모 점포에 ESS를 공급 중이며, 지난 2012년 6월에는 독일 카코사와 유럽 최대 규모의 ESS 공급 및 R&D 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한 바 있다. 또 독일 베막사, 이탈
국내에서는 2012년 신한은행 데이터센터 UPS용 배터리를 공급하면서 리튬이온 UPS 시장에 본격 진출했고, 제주도에서 국내 최초로 변전소와 연계한 ESS 실증사업을 시행하는 등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이진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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