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자동차 나들이의 계절이다. 꽃샘추위만큼은 아니지만 봄을 시샘하는 불청객도 이 시기에 활개를 친다. 미세먼지, 황사, 꽃가루다. 자동차 배기가스도 사계절 내내 운전자를 괴롭힌다.
자동차 기술 발전으로 비슷한 가격대에서는 성능이 비슷해진 상황에서 소비자들의 주머니를 열어야 하는 자동차 메이커들은 여기에 주목했다. 운전자의 건강을 생각하는 웰빙 자동차 시대가 열린 것이다.
↑ 볼보 실내공기 청정시스템 |
웰빙에 적극적인 메이커는 ‘안전의 대명사’로 불렸던 볼보자동차다. 볼보는 S80, S60, V40 등에 유해물질을 차단하는 ‘실내공기 청정 시스템’을 채택했다. 외부에서 들어오는 먼지, 꽃가루, 배기가스 분진 등 이물질을 걸러내고 악취도 제거하는 시스템이다.
볼보는 또 ‘가상 태양광 실험’을 통과한 내장재만 사용하고 있다. 이 실험을 통해 차 내장재가 달궈지면서 두통, 구토, 천식 등을 일으키는 유해물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내장재를 규제한다.
리모컨 키 문 열림 버튼을 누르면 1분 안에 내부 공기를 외부로 자동 배출시키는 ‘청정 인테리어 패키지’도 있다. 스웨덴 천식·알레르기 협회는 이 같은 웰빙 성능을 인정해 S80, S60, XC70, XC60, V60, V40 등을 ‘건강한 환경 구현 차’로 선정했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2단계 공기정화 시스템을 전 차종에 적용했다. 먼지필터에서 1차적으로 거른 공기를 차콜 필터에서 2차로 걸러내고 외부에서 악취가 들어오거나 터널 안을 주행할 때는 공기 재순환 모드를 작동하는 시스템이다.
벤츠 뉴 S클래스는 세계 최초로 에어 밸런스 패키지를 장착했다. 향수 분무, 이오나이저, 공기 필터 등 세 가지 기능을 한 번에 제공한다. 이오나이저 기능은 차량 내부 공기의 세균과 바이러스 번식을 억제한다.
캐딜락도 곰팡이 균에서 발생하는 악취를 중화해 실내 공기를 청정하게 만들어주고 호흡기 질환을 예방해주는 ‘실내공기 자동 정화 시스템’을 갖췄다. 앞 차가 배출하는 매연 등이 실내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자동 차단하는 ‘실내공기 품질관리 센서’도 있다.
폭스바겐은 활성화 탄소를 갖춘 미립자 필터를 통해 외부 오염 물질을 정화하는 첨단 공조 시스템 ‘4존 클리마트로닉’을 페이톤에 탑재했다. 운전석․조수석․뒷좌석 탑승자는 개별적으로 온도를 조절할 수 있다.
인피니티는 실내 유입된 유해물질을 제거해주고 알레르기 유발 물질을 비활성화해주는 첨단 환경조절 시스템을 Q50에 탑재했다. 공기 중 세균을 억제해주고 피부 습도를 유지해주는 플라즈마 클러스터 공기청정기도 Q50에 적용했다.
시트로엥은 DS3에 향수 원액을 넣어 사용할 수 있는 퍼퓸 디퓨저를 넣었다.
↑ 렉서스 클라이밋 컨시어지 |
렉서스는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해주는 선셰이드 기능을 GS 등에 적용했다. 렉서스 LS에는 에어컨, 시트, 스티어링 휠의 온도를 연동해 통합 제어하는 클라이밋 콘시어지 공기조절시스템이 장착됐다.
웰빙은 수입차의 전유물이 아니다. 국산차 메이커들도 운전자의 건강을 챙기고 있다. 현대는 신형 쏘나타에 이온을 발생시켜 실내공기 청정기능을 수행하는 ‘클러스터 이오나이저’를 장착했다. 기아는 K9 등에 공조장치 내부의 이온발생기를 통해 에어컨 냄새 및 실내 공기 청정 기능을 수행하는 ‘클러스터 이오나이저’를 적용해 실내 쾌적성을 높였다.
르노삼성은 ‘2모드 삼성 플라즈마 이오나이저’를 채택했다. 활성수소와 산소이온을 생성하고 바이러스와 곰팡이를 제거해준다. 또 차 내부에 향기를 은은하게 퍼지게 해주는 웰빙 옵션 사양인 퍼퓸 디퓨저를 SM5와 SM7에 장착했다.
운전석 안마 시트도 웰빙 자동차 시대에 기여하고 있다. 처음에는 BMW, 벤츠 등 프리미엄 자동차에서만 볼 수 있었지만 요즘엔 국산 중형차에도 일반화되고 있다. 르노삼성 뉴 SM5에는 전동 조절 안마 시트가 장착됐다. 5개의 에어 튜브가 운전자의 리와 등을 고르게 마사지해 피로를 풀어준다.
포드 뉴 토러스도 전동식 안마 시트를 기본으로 채택했다. 허리와 허벅지 부분에 있는 7개의 공기쿠션으로 시트의 곡면을 자유롭게 조절하면서 부드럽게 마사지해주고 혈액순환을 도와준다.
심리적 안정감을 제공해주는 자동차도 있다. 포드는 2010년형 토러스 모델부터 동양의 ‘젠(ZEN)’ 스타일을 인테리어 컨셉트로 삼았다. 젠은 선(禪)의 일본식 발음으로 미국에 전파된 일본 불교의 영향을 받아 명상을 통해 마음의 평화를 추구한다.
포드의 젠
[매경닷컴 최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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