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 나노실 이용한 수처리용 분리막 개발

국내 연구진이 바이러스를 이용해 물을 정화할 때 사용할 수 있는 분리막을 개발했다.
유필진 성균관대 화학공학부 교수와 삼성종합기술원 공동 연구진은 '바이러스 나노실'을 이용해 고성능 수처리용 분리막에 활용할 수 있는 '초박막 나노 그물망 구조체 소재'를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공업용수나 가정용 폐수의 정화에 쓰이는 수처리용 분리막은 가능한 많은 물질이 빠르고 정확하게 분리될 수 있도록 처리용량과 분리효율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기존의 수처리용 분리막 소재는 기공의 크기가 불균일하고 막 표면의 기공 밀도가 낮아 처리용량과 분리효율에 한계가 있었다.
연구진은 인체 감염이나 독성 위험이 없는 'M13 바이러스'를 그래핀 위에 한쪽 방향으로 정렬시킨 나노 구조체를 만들고 이를 격자처럼 쌓아 올린 '나노 그물망'을 만들었다. M13 바이러스는 박테리아를 숙주로 대량생산이 가능하며 폭 6.6㎚(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ｍ), 길이 880㎚의 1차원 선형 구조를 가지고 있다. 유필진 교수는 "만들어진 분리막은 기공 크기가 균일하면서도 두께 10~30㎚의 초박막 형태여서 높은 처리용량 및 분리효율 특성을 동시에 만족시켰다"며 "상용 분리막과 비교해 보면 1㎡ 면적에 대해 단위 시간당 1000ℓ 이상의 물이 통과하여 2~4배의 투과 특성을 가지며, 10㎚ 크기 입자를 95% 이상의 정확도로 분리해 분리효율도 3~4 배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바이러스를 분리막 소재로 이용하는 경우 친환경적이면서 대면적화가 쉬운 장점이 있어 이번 기술이 분리막 제조 뿐 아니라 다양한 소재 제작에 적용될 것으로 전망했다. 연구결과는 재료분야 국제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스' 20일자에 게재됐다.
[원호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