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여년만에 서울에 3월 벚꽃을 피운 따뜻한 날씨가 과일 판도도 바꿨다. 과일 비수기였던 3월에 딸기 참외 등 국산 여름 과일이 쏟아지면서 국산 과일이 수입과일보다 더 팔리는 역전현상이 일어났다.
이마트가 지난달 28일까지 국산과일과 수입과일 매출을 분석한 결과 국산과일이 전체 과일 중 52%를 차지해 수입과일(48%)매출을 넘어섰다. 전세계적인 이상기온에 오렌지 수입량이 늘어나 2011년 3월 수입과일이 국산과일보다 더 팔리기 시작한 이래, 3월 국산과일 매출이 수입과일보다 높게 집계된 것은 3년 만이다. 2012년에는 국산과일과 수입과일이 각각 47%대 53%, 지난해에는 45%대 55%로 해마다 격차가 벌어졌다.
올해는 날씨가 희비를 갈랐다. 따뜻한 겨울에 이어 3월 들어 최고 기온이 20도까지 오르면서 여름 과일인 참외, 수박 출시일이 2주 이상 앞당겨졌기 때문이다. 4월이 넘어야 판매되던 이들 과일 매출은 지난해 3월보다 50%씩 늘어나면서 국산 과일 매출을 끌어올렸다. 반면 3월 과일 강자였던 오렌지는 미국 북서부 캘리포니아와 칠레를 덮친 한파로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매출이 30% 줄었다.
국산과일 선전에 과일 순위도 뒤집혔다. 지난해 3월 가장 많이 팔린 과일은 오렌지, 딸기, 칠레포도 순이었으나 올해는 국산과일인 딸기가 과일 매출 1위에 올랐다. 대표적인 여름과일인 참외도 많이 팔린 과일 5위 안에 들었다.
대형마트에서는 벌써 여름 수박도 들여놨다. 이마트는 예년보다 2주 빠른 지난 27일부터 1주일간 수박 4만통을 할인 판매 중
송만준 이마트 과일팀장은 "지난 겨울 따뜻한 날씨로 과일 작황이 좋은 데다, 3월에 벌써 초여름 날씨에 접어들어 국산과일 매출이 증가한 반면 수입과일은 한파로 가격이 비싸 매출이 주춤하다"고 말했다.
[이유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