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세계 제조업이 회복하고 있지만 국내 제조기업은 성장세가 둔화하고 수익성이 정체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한득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30일 '글로벌 기업의 경영성과 좋아졌지만 한국 제조기업은 부진' 보고서에서 국내외 경기가 활력을 찾지 못하면서 작년 한국 제조기업의 실적이 나아지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실적을 공시한 국내 470개 상장 제조기업을 살펴본 결과 이들 기업의 영업이익률(중앙값 기준)은 2012년 4.2%에서 2013년 4.3%를 기록했다.
전세계 상장 제조기업의 실적은 경제위기 여파로 2009년 급격히 악화된 뒤 이듬해 반작용으로 대폭 반등했다. 하지만 연이어 유럽 재정위기가 터지면서 2012년까지 하락하다 지난해 비로소 상승했다.
전세계 제조기업의 영업이익률은 2012년 4.6%에서 지난해 5.4%를 기록했다. 이 중 선진국 기업의 영업이익률은 4.0%에서 5.1%, 신흥국 기업은 5.1%에서 6.2%로 각각 1.1%포인트 올랐다.
반면 한국은 2000년대 들어 상장 제조기업의 영업이익률(중앙값 기준)이 연평균 4%대의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2009년 선진국은 물론 신흥국보다도 높았던 한국 제조기업의 영업이익률은 전세계가 반등한 2010년에도 하락세를 보이며 줄곧 떨어졌다.
그 결과 지난해 0.1%포인트 소폭상승 했음에도 불구하고 선진국(5.1%)보다 낮은 4.3%를 기록했다.
한편 전세계 매출증가율은 2012년 2.9%에서 2013년 4.0%로 상승한 반면 한국은 4.8%에서 3.4%로 떨어졌다.
국가별로도 한국 제조기업의 경영성과 순위는 하락세다.
2009~2012년 실적 자료를 입수할 수 있는 기업이 50개 이상인 나라 36곳을 기준으로 한국의 매출증가율 순위는 2009년 5위에서 2012년 19위로 추락했고, 영업이익률 순위는 10위에서 20위로 떨어졌다.
국내 제조기업 중 영업이익률이 15% 이상인 고수익 기업의
이 연구위원은 "미국과 일본 등 각국 제조기업의 수익성이 반등하는 동안 국내 제조기업의 수익성은 제자리걸음 했다"며 "수익성 하락은 경쟁력 약화의 결과일 수 있고 미래의 경쟁력 향상을 제약할 수도 있기 때문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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