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지난 14일 취임 일성(一聲)으로 밝힌 '기술과 마케팅 융합'의 첫 작품이 나왔다. 기존 스테인리스보다 저온에 강하고 저장용량도 20배나 큰 고망간강 액화천연가스(LNG)저장탱크를 개발해 새 먹거리로 꼽히는 있는 에너지강재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기로 한 것이다.
포스코는 카이스트와 공동으로 대용량 고망간강 LNG저장탱크를 개발해 오는 24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가스테크 2014'에서 첫 선을 보일 계획이라고 18일 밝혔다.
이 탱크는 기존 최대 저장량인 1000㎥보다 20배나 큰 2만㎥까지 저장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포스코관계자는 "대형LNG저장탱크 개발 원동력은 포스코가 세계 최초로 개발에 성공한 고망간강과 카이스트가 보유하고 있는 격자구조 기술의 결합이다"면서 "고망간강은 극저온에서 견디는 에너지강재로 영하 162도로 보관해야 하는 LNG탱크 강재로 적합하고 기존 탱크용으로 사용되는 스테인리스보다 용접성이 우수해 견고한 탱크 제작에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카이스트의 격자구조 기술도 이번 고망간강LNG저장탱크의 우수성에 한몫 거들었다. 포스코 관계자는 "저장탱크 안에 설치된 격자구조는 외벽에 전달되는 압력을 분산시켜 저장량이 늘어도 외벽이 두꺼울 필요가 없다"면서 "격자형 압력용기로 불리는 이 탱크는 모양도 단순한 직육면체이기 때문에 대형탱크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기존 탱크는 구형이나 원통형이었다. 이 때문에 규모가 커지면 외벽이 두꺼워져 비용이 늘고 가공도 힘들다는 단점을 지니고 있었다.
포스코는 고망간강LNG저장탱크로 앞세워 에너지강재 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제작 비용 절감이 시장 공략에 가장 큰 매력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1만3000TEU급 컨테이너선에 1만5000㎥ 격자형 압력용기를 적용하면 900개 컨테이너를 추가 선적할 수 있다. 고망간강의 가격은 기존 재질인 스테인리스 3분의2 수준으로 5000㎥ 탱크 제작비용이 20억원 절감된다는게 포스코측 설명이다.
이미 포스코는 고망간강 저장탱크에 대한 검증을 마쳤다. 한국선급과 미국선급에 이어 미국기계학회에서 압력용기 인증(ASME U2 Stamp)을 획득했고 향후 포
포스코 관계자는 "고망간강 격자형 압력용기는 새로운 가치경영 모델이다"면서 "이는 포스코 성공이 고객 성공과 이어지는 것으로 권오준 회장이 취임 당시 강조한 기술과 마케팅 결합의 모범 사례다"고 강조했다.
[홍종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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