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을 그만두고 퇴직금을 털어 사업을 시작했을 때 월세 낼 자신도 없었어요. 하고 싶은 일을 더 크게 펼치기 위해 오프라인 매장을 열었는데 내 마음처럼 되지 않더라고요. 대응책으로 온라인 오픈마켓에 기존 제품 가격의 절반도 안 되는 값에 상품들을 올려 판매했죠.”
평소 인테리어와 미술에 관심이 많았던 윤동현(38) 더윤 대표는 2005년 회사를 그만두고 인테리어 소품 사업에 뛰어들었다. 그는 도자기, 액자, 콘솔 등을 구입해 판매했지만 생각만큼 수익이 나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윤 대표는 당시 한참 인기를 끌던 오픈마켓 판매에 도전했다. 아이템은 인테리어 액자 전문몰이었다. 그는 입체감이 살아있는 100% 수작업 액자를 제작해 온라인몰에 올렸다.
“한창 경매 판매가 유행을 할 때였는데 10만원 짜리가 1천원부터 시작해서 5만~6만원에 판매가 되곤 했어요. 마진이 크지 남진 않았지만 시장성을 발견하기엔 충분했죠. 점점 판매량이 많아지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온라인에 집중하게 되더라고요.”
윤 대표가 본격적으로 온라인 시장에 뛰어들기로 마음 먹은 뒤 머리에 떠오른 것은 ‘목판 액자’였다. 자연 친화적인 소재에 다양한 디자인, 독특한 공법을 적용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 같았다고.
입체감이 살아있는 100% 수작업 액자는 국내를 넘어 일본, 중국, 이탈리아, 미국까지 진출했다. 더윤은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한국 온라인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더윤의 목판액자는 목판 위에 석고를 얇게 발라 조각하고 유화로 그린 후, 금박이나 은박을 입혀 저온 열코팅을 한다. 100% 수작업이다.
제작을 담당하는 25명의 직원들은 그룹을 이뤄 분업 형태로 하나의 액자를 탄생시킨다. 크고 어려운 디자인의 액자일 경우 하나 제작하는데 4일씩 걸리기도 한다.
윤 대표는 이와 함께 더윤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다양한 디자인을 강조한다. 직접 디자인을 하기도 하고 명화를 재해석하기도 하는데 흔히 말하는 풍수 인테리어도 신경 쓴다.
윤 대표는 “식당엔 붉은색, 방안엔 금색, 집 현관에는 풍경화가 있으면 돈이 들어온다”며 “이를 염두에 두고 일반 염료 대신 금박, 은박을 많이 사용하기도 하고 고객들에게 제안하기도 하는 등 다양하게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탄생한 액자들은 기존의 액자들과는 다르게 입체감이 뛰어나다. 또한 대량 생산이 어렵기 때문에 희소성을 가지는 것은 물론이고, 자체적으로 디자인하고 생산, 판매하는 시스템이다 보니 가격도 합리적이다.
이런 특색 때문인지 더윤은 해외에서도 관심을 갖는 중견업체로 성장하고 있다. 국제 박람회, 해외 전시회 등을 통해 독일, 미국, 이탈리아, 두바이 등 다양한 나라의 인테리어 소품 회사, 가구 회사 등과 수출 계약을 맺었다. 해외 매출은 전체의 50% 이상이다.
윤 대표는 최근에도 지속적으로 문의가 들어오고 있어 카페24 글로벌 비즈니스 플랫폼을 이용한 글로벌 사이트 제작도 염두에 두고 있다.
윤 대표는 “액자는 국내든 해외든 집, 회사, 호텔, 리조트 등 어느 곳에서도 공통으로 사용되는 아이템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올해는 특히 국내외 호텔이나 리조트와의 제휴를 크게 늘리고 꾸준히 새로운 상품을 개발하는 데 주력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윤 대표와의 1문1답>
▲ 액자 시장도 트렌드가 있나
그렇다. 이전에는 대부분 가족사진을 액자로 해서 걸어놓았다. 그 후 한동안 명화액자가 인기를 끌었고 현재는 프레임이 없는 것들이 인기가 많다. 그림만 있는 심플한 액자, 사이즈는 대형의 것들을 조금 더 선호한다.
▲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제품들이 많다
벽돌, 자전거 바퀴 등 어느 것 하나 그냥 물건으로 보이지 않는다. 나에겐 그 전부가 디자인을 구상하는 데 도움을 주는 소재들이다.
더윤에는 액자 종류만 500개가 넘게 있다. 목판 액자 외에도 진주알을 하나하나 박아 만든 진주액자, 숯 액자, 패턴자수액자 등 소재와 디자인이 참신한 것들이 많다. 콘솔도 목판 액자와 마찬가지로 수작업으로 제작한다.
▲ 드라마, 영화 협찬이 많아 보인다
방송사나 영화사 미술팀에서 직접 찾아와 협찬을 요청하는 경우가 많다. 홍보 효과도 있지만, 그보다는 앞을 내다본 측면이 많다. 한국 드라마나 영화 수출이 많아지지 않았나. 국내 고객들과 마찬가지로 해외 고객들도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서 제품에 대해 관심을 가질 수 있다고 본다. 또 친근한 한국 드라마에 협찬했다는 사실 자체가 신뢰도를 쌓고 마케팅을
▲ 파손의 위험 때문에 배송에 신경을 많이 쓸 것 같은데
물론이다. 포장에 특히 신경을 많이 쓰는데 이제 한 10년 운영하다보니 노하우도 많이 쌓였다. 완충제를 충분히 사용하는 것은 물론 머리 위에서 던져 파손이 되는지를 시험하는 드롭테스트 등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매경닷컴 김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