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는 장사 없다. 고객이 정답이다.”
# 올 상반기 중 분양에 나설 예정인 한 고급주택, 이곳은 얼마 전 마케팅 전략을 ‘핀셋마케팅’으로 확정했다. 핀셋마케팅이란 마케팅 대상 고객을 핀셋으로 집어내듯 세밀하게 선정하고 그들의 성향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법으로, ‘억’소리 나는 고급주택을 구입할 수요층이 제한적이다 보니 특정·소수 집단만 집중 공략하여 판매 실적을 올리겠다는 복안이다.
최근 건설사들이 ‘맞춤 마케팅’ 강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는 과거와 같이 ‘다다익선’ 전략을 벗어나, 설계부터 외관, 인테리어, 커뮤니티시설에 이르기까지 특정 수요층을 겨냥한 아이디어를 곳곳에 녹여 고객의 선택을 받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특히 아파트를 홍보하기 위한 시설이 아닌 예비 입주자들의 라이프 스타일 분석을 통해 활용도와 실용성을 높인 시설들을 공간에 적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실수요자들의 선호도가 가장 높은 중소형 아파트는 더욱 진화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오는 3월 분양하는 ‘동탄2신도시 경남아너스빌’은 중소형 아파트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동탄2의 시장 성격을 반영하여 344가구 모두를 전용 84㎡의 중소형으로만 구성했다.
공간 활용이 용이한 4베이 구조를 전세대에 적용하고, 발코니 확장을 통해 넓은 실 거주면적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내부 공간이 넓어진 만큼 기존 중대형 아파트에 설치되던 독립형 아일랜드 작업대도 전세대에 마련되며 현관창고, 주방 팬트리, 워크인 클로젯 드레스룸, 맘스데스크 등 실속있는 공간 활용으로 수납부분도 극대화했다.
위 사례에서 본 서울 성동구 성수동 서울숲 권역에 공급하는 ‘트리마제’ 아파트는 고소득의 전문직 종사자를 주수요층으로 한 아파트다.
이 아파트는 파격적인 평면이 적용되는데 전용면적 69㎡의 침실이 한 개뿐이다. 최근에 분양된 아파트들이 베이(bay)수를 늘려 방의 개수를 늘리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시공사인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전용 69㎡의 수요층을 전문직 싱글여성, 자녀를 유학 보냈거나 출가시킨 부부, 해외여행이나 출장이 잦은 고소득자로 설정”했다고 말하고, “이들이 공간의 여유로움을 선호하는 수요층인 점을 반영해 침실과 거실을 넓게 설계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흔치 않은 남향 한강 조망을 누릴 수 있도록 주상복합이 아닌 아파트면서도 판상형 대신 탑상형 설계를 통해 조망권을 극대화했다.
주변 입지 및 지역적 특징을 염두해 두고 평면이나 내부 설계를 기획하는 단지도 등장했다.
오는 3월 코오롱글로벌이 성북구 돈암동에 분양하는 ‘돈암 코오롱하늘채’는 단지 인근에 조성돼 있는 ‘아리랑시네센터’, ‘영화의 거리’ 등 지역을 대표하는 문화시설과의 연계성을 높이기 위해 단지설계를 컬처라이징(Culturising) 콘셉트로 설정하고 기획했다.
단지 밖의 생활문화와 단지 안의 감성문화가 만나 자연스레 삶의 문화지수 상승을 유도했다.
단지 내 일부 펜스를 유명 작가의 미술작품으로 꾸민 ‘라인갤러리’, 음악이 흐르는 ‘뮤직사인벤치’ 움직이면 음악이 흐르는 그네 ‘뮤직스윙’ 등 다양한 감성 문화 아이템을 단지에 접목시켰다.
또한 성북구청에서 운영하는 약 690㎡의 구립도서관이 단지 내에 2층 규모로 들어서 문화지수를 올린다는 계획이다.
반도건설이 이달 분양 예정인 경기 화성시 동탄2신도시 ‘동탄2 반도유보라 아이비파크 3.0’도 동탄맘들의 높은 교육열과 인근에 동탄 국제고등학교와 함께 시너지를 발휘하기 위해 타 아파트는 피트니스센터와 도서관을 한 건물에 배치하는데 반해, 커뮤니티 시설을 교육특화단지에 초점을 맞춰 단지 내에 2층짜리 별동학습관을 따로 건립했다.
또 동탄최초의 영어도서관인 와이즈리더와 함께 수원여대 아이웰센터와 평생교육원과 연계한 교육특화 프로그램을 적용할 예정이다.
현대엠코가 위례신도시에 분양 중인 ‘엠코타운 센트로엘’은 휴먼링내 위치한 입지 장점을 살려 단지내 녹지구성을 휴먼링과 연계해 설계
이에 따라 입주민들은 쾌적한 환경에서 산책, 조깅 등의 여가활동을 즐길 수 있다. 그 외에도 파우더장의 경우 부부가 각각 이용할 수 있도록 2인용으로 꾸몄다.
특히, 남성용 파우더장은 독서는 물론 컴퓨터 작업을 할 수 있도록 설치했으며 벨트나 넥타이 등을 보관할 수 있는 '디바이딩 서랍장'도 제공한다.
[매경닷컴 조성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