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57억원 상당의 탈세, 횡령, 배임 혐의를 받고 있는 CJ그룹 이재현 회장에 대해 14일 법원이 실형을 선고함에 따라 총수 부재에 따른 CJ그룹의 경영차질이 불가피해졌다.
특히 단기 적자를 감수해야 하는 해외시장 개척이나 대규모 투자집행에 대한 의사결정이 지연되거나 차질을 빚으면서 CJ그룹의 올해 투자 및 고용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15일 CJ그룹에 따르면 이재현 회장의 공백이 길어지면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CJ그룹의 주요 투자계획은 상당수 지연되거나 중단됐다.
CJ그룹이 새로운 글로벌 성장동력으로 추진중인 CJ제일제당 생물자원사업부문의 경우 지난해 베트남과 중국에서 각각 사료업체 인수를 추진하다, 의사결정 지연으로 최종 인수 단계에서 중단됐다.
CJ그룹이 2020년까지 글로벌 물류 5대 기업으로 키우겠다는 비전을 제시한 CJ대한통운도 미국과 인도 물류업체 인수를 검토하다 협상 단계에서 좌초, 글로벌 물류기업 도약계획에 차질을 빚게 됐다.
지난 수년간 자체 브랜드 개발 및 글로벌 시장 확장에 박차를 가해온 CJ오쇼핑 역시 M&A 차질로 상당수 계획이 보류되면서 추가 도약에 발목이 잡힌 상태다.
CJ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실적에도 일제히 ’빨간불’이 들어왔다.
2012년 4월 대한통운과 CJ GLS의 통합법인으로 출범하며 CJ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주목 받았던 CJ대한통운은 2013년 영업이익 643억원으로 2012년 실적(1430억원)의 절반으로 추락해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었다.
CJ그룹의 뿌리인 CJ제일제당도 바이오 사업부분의 실적악화 등으로 영억이익이 전년 대비 30% 급감했다.
케이블 1위 사업자인 CJ헬로비전 역시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30% 증가하며 업계 최초 매출 1조원 돌파라는 쾌거를 이뤘지만, 영업이익은 반대로 23%나 감소해 수익성이 악화된 것으로 드러났다.
CJ그룹의 지난해 전체 매출도 28조5000억원으로 목표(33조원)에 미달했으며 영업이익은 1조1000억원을 기록, 전년보다 2,300억원 가량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CJ그룹의 4대 사업군인 △식품&식품서비스 △바이오 △신유통 △엔터테인먼트&미디어(E&M) 등이 대부분 실적 침체 국면을 맞으며 ’미래 먹거리’ 개발에 혈안이 된 상황이다.
CJ그룹은 90년대 중반 이후 본격 확장에 나서며 그룹 위상을 키우는데 이재현 회장 역할이 절대적이었던 만큼 그의 부재가 길어질 경우 의사결정 지연에 따른 투자부진 상황이 이어지면서 향후 회
CJ그룹 관계자는 "회장님 부재의 위기상황을 감안해 올해 경영계획을 ’긴축경영’ 위주로 잡고 투자, 고용 역시 보수적으로 수정하는 게 불가피할 것 같다"며 "하루라도 빨리 회장님이 돌아오시는 게 우리로서는 최선"이라고 말했다.
[매경닷컴 이상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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