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율의 꾸준한 증가와 더 날씬한 몸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증가하면서 '비만치료제' 시장을 둘러싼 제약사들의 경쟁도 심화되고 있다.
1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최근 '해피드럭' 즉, 건강과는 직접 연관이 없더라도 삶의 질을 높여주는 의약품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제약사의 비만치료제 출시도 점차 활발해지고 있다.
지난달 서울시가 발표한 성인 남녀 비만율은 2008년 20.6%에서 2012년 23.7%로 꾸준히 증가했다. 실제 비만율과는 관계 없이 스스로를 비만으로 생각하는 인구가 40%에 달했다. 특히 여성의 실제 비만율은 16.5%였지만 자신을 비만이라고 여기는 여성은 41.6%로 나타났다.
이에 비만치료제 시장 규모도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 총 2조2000억원에서 2조3000억원 사이로 추정된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세부적으로는 일반의약품(OTC)이 1조원, 건강기능식품이 1조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나머지를 전문의약품(ETC)이 가져가는 양상이다. 일반의약품이 전문의약품보다 약 5배 가량 높은 셈이다.
시장 확대에 따라 제약사들도 일반의약품 비만치료제를 출시와 연구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JW중외신약은 지난달 천연 식이섬유 알긴산이 함유된 '제이메이드정'을 출시한 뒤 본격적인 마케팅에 돌입했다. 알긴산은 미역, 다시마 등 갈조류에 존재하는 다당류 천연 식이섬유로 위에서 부피가 팽창해 포만감을 증가시켜 식사량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JW중외제약은 연내 제이메이드정 외에도 2종의 비만치료제를 추가 출시해 시장 점유에 나설 계획이다.
지난해 말에는 유유제약이 독일 비만치료제 브랜드인 '포모라인 L112'의 판매를 시작했다. 포모라인 L112은 섭취한 음식물의 지방을 체외로 배설시키는 지방 흡수 억제제로 건강기능식품으로 분류됐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비만치료제 시장의 진입장벽이 높지 않은 편인데다가 성장 가능성이 높아 다수의 업체들이 관심을 보이는 상황"이라며 "일반의약품의 경우 치료제의 개념보다는 조절이나 보조제의 성격으로 전문의약품에 비해 연구개발 부담이 적기 때문에 선호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일반의약품 뿐 아니라 전문의약품 시장에서 누가 먼저 승기를 잡을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지난 2010년 국내 비만치료제 점유율 1위에 달했던 식욕억제제 '리덕틸'이 심혈관 부작용 문제로 퇴출된 이후 뚜렷한 전문의약품 '강자'가 부재해왔기 때문이다.
한미약
[매경닷컴 김잔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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