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 피자 많이 먹을수록 모유서 환경호르몬 농도 높아

종이로 포장된 피자나 랩으로 보관한 음식을 자주 먹는 엄마일수록 모유에서 환경호르몬 농도가 높았다는 분석결과가 나왔다.
10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유해물질 노출추이 분석을 위한 모유 수집 및 시료분석 연구'에 따르면 수유 엄마 264명의 모유와 음식 습관을 분석한 결과 종이 포장된 배달 피자를 많이 먹는 엄마의 모유에서 과불화화합물인 'PFOS(Perfluorooctanesulfonic acid)의 농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는 지난해 3~7월 서울, 경기.인천, 충청, 영남 등 전국 4개 권역에서 수유 엄마를 표본추출해 설문조사와 모유의 과불화화합물을 조사한 것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관계자는 "이번 연구결과는 젖을 먹이는 엄마가 포장된 피자를 얼마나 자주 먹는지에 대한 설문조사와 실제 이들에서 모유를 채집한 결과를 분석한 것"이라며 "이 연구는 기초연구로 정확한 인과관계를 위해서는 심층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환경호르몬인 과불화화합물은 1950년대부터 계면활성제와 표면처리제의 소재로 사용된 물질로 코팅종이.음식용기 등으로 사용했지만 최근에는 인체의 뇌와 신경.간에서 독성을 유발하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선진국에서는 규제하고 있는 물질이다.
이 연구에 따르면 종이 포장된 피자를 월 2~3회에서 주 1회 이하로 먹는 엄마의 경우 PFOS 평균값은 모유 1㎖당 0.0585ng(나노그램) 수준이었지만 주 2~4회 이상은 0.1112ng까지 올라갔다. 또 종이컵 라면을 월 1회 이하로 먹는 엄마의 경우 PFOS 평균값이 모유 1㎖당 0.0587ng이었지만 월 2~3회에서 주 1회 이하 경우 0.0656ng, 주 2~4회 이상 섭취하는 경우 0.0906ng으로 올라갔다.
다른 과불화화합물인 PFOA(Perfluorooctanoic acid)는 랩 사용빈도에 따라서 달라졌다. 랩으로 보관한 음식을 월 1회 이하로 먹는 엄마의 경우 PFOA 평균값은 모유 1㎖당 0.0909ng이었지만 주 2~4회 먹는 엄마의 경우 0.1424ng으로 올라갔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배달된 피자의 포장종이 뿐만 아니라 종이컵라면과 팝콘컵 등 코팅된 다른 소재에서도 환경호르몬이 검출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시사된다"고 말했다.
[박기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