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이 사회 문제로 떠오르면서 항우울제 시장 점유를 놓고 국내 제약사들이 본격적인 경쟁에 들어섰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지난달 7일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2012년 우울증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59만1276명으로 7년새 36%나 늘어났다. 같은 날 국민건강보험공단도 우울증 및 자살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이 5년 새 41.5% 증가해 2011년 10조3826억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항우울제 시장 역시 눈에 띄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누가 먼저 업계를 선점할 지 주목되고 있다. 제약업계에서는 우울증 치료제 시장이 매년 두 자릿수 성장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오는 8월 국내 물질 특허가 만료되는 다국적 제약사 릴리의 항우울제 '심발타'에 대한 제네릭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심발타는 이미 지난해 7월 29일 국내 재심사 기간이 만료된 데 이어 올해 8월 25일 특허 만료를 앞두고 있다. 지난해에만 7건의 생동성 시험이 승인됐다.
지난해 심발타의 국내 매출은 11월 누적기준 52억원으로 직전해인 44억원에서 크게 증가한 수치다. 특히 지난 2012년 일괄 약가인하 정책으로 인해 항우울제 렉사프로, 스타브론의 약가가 32~33% 가량 인하된 데 비해 심발타는 사용량 연동으로 인하율이 6%에 불과한 점도 실적을 끌어올렸다.
제네릭 개발에 가장 먼저 착수한 건 대웅제약이다. 2012년 10월 국내 제약사 최초로 심발타의 주요 성분인 둘록세틴염산염에 생동성시험을 승인받았다.
이어 일동제약, LG생명과학, 고려제약 등이 합류했고 정신 약물 전문기업으로 알려진 환인제약 역시 제네릭 개발에 뛰어들었다.
이 중 고려제약은 국내 제약사 중 처음으로 품목 허가를 받으며 출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고려제약은 지난해 12월 30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심발타의 제네릭 '듀로프렉스캡슐'의 품목 허가를 받았으며 특허 만료에 맞춰 오는 9월 발매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생동성시험을 진행하는 제약사들의 움직임도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가을 생동성시험 승인받은 환인제약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는 없으나 심발타의 특허가 8월에 만료되는 만큼 올해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약업계 관계자 역시 "우울증 환자의 증가로 항우울제 시장이 확대되고 우울증 검사를 건강검진 항목에 포함시켜야 된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등 성장 가능성에 긍정
한편 지난해 11월 국회에서 개최된 종합 국정감사에서 일반인 건강검진 항목에 우울증 조사를 포함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 바 있다.
[매경닷컴 김잔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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