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그래핀과 컴텀닷이라는 새로운 소재에 주목하고 있다. 이들은 높은 잠재성으로 인해 활발한 연구가 진행 중인 대표적인 신소재다. 두 소재는 모두 기능성과 경제성, 편의성, 심미성 측면에서 기존 제품 대비 우수한 제품을 구현할 수 있다. 또한 활용 영역이 한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폭넓다는 장점이 있다.
◆ 그래핀, 6년 뒤 100조 시장된다
그래핀(graphene)은 이러한 흑연에서 탄소층 하나를 박리해낸 물질을 의미한다. 탄소 원자들이 평면 형태로 펼쳐져 있는 얇은 막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현재 그래핀은 연구 개발 단계에 머무르고 있지만 3년 이내에 본격적인 상용화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그래핀은 두께가 0.2nm로 얇으면서 물리적, 화학적 안정성이 높은 게 특징이다. 상온에서 구리보다 단위면적당 100배 많은 전류를, 실리콘보다 100배 빨리 전달할 수 있다. 따라서 차세대 반도체 소재로 활용가능성이 높다. 또 열전도성이 최고라는 다이아몬드보다 2배 이상 열전도성이 높기 때문에 방열재료로도 탁월하다. 신축성이 좋아 늘리거나 접어도 전기 전도성을 잃지 않기 때문에, 플렉서블 디스플레이가 상용화 될 경우 투명 전극 및 터치패널 소재로 사용될 수 있다.
상용화 가능성이 가장 높은 분야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와 관련된 투명전극 분야가 언급되고 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글로벌 그래핀 시장 규모는 2015년 300억(33조원) 달러로 성장하고, 2020년에는 그 세 배인 900억 달러로 확대될 전망이다. 초기 시장에서는 상대적으로 기술 난이도가 낮은 방열 재료의 성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되며, 2015년 이후에는 투명 전극과 에너지용 전극 분야가 성장을 주도할 전망이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그래핀을 상업 생산할 수 있는 업체는 미국의 XG Sciences와 Vorbeck Materials 두 곳뿐이다. 국내에서는 삼성테크윈이 성균관대학교와 공동으로 CVD 방식을 이용한 대면적 그래핀 생산 기술 개발에 성공했고 현재 파일럿 생산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포스코와 한화케미칼은 그래핀 생산을 위해 2011년에 XG Sciences 지분을 인수한 바 있다.
◆ LED, OLED를 이을 차세대 디스플레이 소재, 퀀텀닷
퀀텀닷은 스스로 빛을 내는 수 나노미터(nm) 크기의 반도체 결정이다.
퀀텀닷은 LED나 OLED보다 물리적, 화학적 특성이 우수하다. 스스로 빛을 내며, 물질의 종류를 바꿀 필요 없이 크기 조절을 통해 빛의 색깔을 바꿀 수 있고, 화학적으로 합성된 무기물이기 때문에 유기물 기반의 OLED 대비 수명이 길고 가격이 싸다. 이 때문에 외부 환경에 취약하고 수명이 짧은 OLED를 대체할 수 있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소재로 각광 받고 있다. 색재현성도 OLED 보다 10% 이상 높아 광학적 특성도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 퀀텀닷은 빛을 발산하는 것뿐만 아니라 빛을 빨아들이는 특성도 우수하기 때문에 태양전지 소재 및 차세대 이미지 센서 소재로도 활용할 수 있다.
2006년 미국의 QD Vision이 퀀텀닷을 최초로 LED 적용하면서 디스플레이 업계를 중심으로 퀀텀닷기술 개발이 가속화되었다. 전세계적으로 퀀텀닷 개발에 가장 선도적인 업체는 QD Vision을 비롯해 미국의 Nanosys와 영국의 Nanoco이다. 2011년 삼성전자는 Nanosys와 파트너십을 체결했고, 세계 최초로 풀컬러 자체 발광 퀀텀닷 디스플레이(QD display)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LG디스플레이는 2010년 퀀텀닷이 적용된 LED(QLED) 기술 개발을 위해 QD Vision과 개발 및 생산에 관한 업무 협약을 맺었다.
◆ 차세대 소재 시장에서 주목받는 수혜주는
제일모직은 소재 패러다임 변화에 가장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회사 중 하나다.
제일모직은 OLED,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2차 전지, 멤브레인, 태양전지 등에 투자를 진행 중이다. 네 가지 사업 모두 삼성전자의 신수종 사업 및 정부의 중장기 프로젝트와 연관되어 있어 실적 가시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들 사업이 2015년까지 정상궤도에 오르면 신규 사업으로부터 발생하는 매출 규모는 1조5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또 삼성전자, 삼성SDI 등 전방산업 내 계열사와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는 점도 주목받고 있다. 최근 제일모직과 삼성전자가 공동으로 독일 OLED 소재 업체인 Novaled를 인수한 것도 이러한 계열사 간 시너지 극대화 전략의 일환으로 판단된다.
솔브레인도 주목할 만한 곳이다.
솔브레인은 새로운 소재에 대한 수요가 높아질 경우 해외 업체와 기술 제휴를 통해 소재를 개발한 후 점진적으로 기술을 내재화해 품질이 향상된 제품을 내놓았다.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등 국내 모든 대형 IT 업체를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고, 제품 개발 단계에서부터 고객과 공동으로 작업하기 때문에
솔브레인은 합작회사인 솔브레인시그마알드리치(반도체 전구체)와 엠씨솔루션(고분자 OLED 유기소재), 자회사인 솔브레인MI(전기차용 전해액)은 각각 차세대 반도체, OLED, 전기차 시장 확대를 대비해 소재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고득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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