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 길이 비(比)가 성인의 폐기능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돼 눈길을 끌고 있다.
가천대 길병원 비뇨기과 김태범 교수와 인제대 서울백병원 호흡기내과 박이내 교수가 공동으로 시행한 '손가락 길이 비: 성인 폐기능의 예측 인자 (Second to fourth digit ratio: a predictor of adult lung function)'연구 논문에 따르면 손가락 길이 비가 성인 폐기능과 관련이 있으며 손가락 길이 비가 작을수록, 성인 폐기능이 더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태범 교수와 박이내 교수팀은 비뇨기과 수술을 위해 폐기능검사를 시행했던 245명(남 162명, 여 83명)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폐기능검사 시행 전에 미리 손가락 길이 비를 측정하여 이 손가락 길이 비와 폐기능검사 결과와의 관련성을 조사했다.
손가락 길이 비는 검지 길이를 약지 길이로 나눈 값으로 정의되는데, 이번 연구 결과 162명의 남성 환자들을 대상으로 단변량 및 다변량 선형 회귀 분석을 시행했을 때, 강제폐활량(forced vital capacity, FVC)과 1초간 강제호기량 (forced expiratory volume in 1 second, FEV1)은 손가락 길이 비와 양의 상관관계가 있었다. 더 나아가 이 손가락 길이 비는 강제폐활량(FVC)과 1초간 강제호기량(FEV1)의 유의한 독립적 예측 인자였다. 남성 흡연자 69명을 따로 분석했을 때, 폐기능(FVC, FEV1)은 손가락 길이 비보다는 흡연량과 상관관계가 있었다. 여성 비흡연자 83명을 분석했을 때, 폐기능(FEV1, FEV1/FVC ratio)은 손가락 길이 비와 유의한 양의 상관관계가 있었다. 이는 손가락 길이 비가 작을수록 폐기능이 더 떨어지는 것을 의미하며, 더 나아가 나이, 흡연량과 함께 손가락 길이 비 또한 성인 폐기능의 예측인자가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번 연구 결과는 생식기관 발생 및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진 태아기적 성 호르몬이 손가락 형성 뿐만 아니라 폐의 발생 및 형성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자궁내 환경이 태아의 폐 발생 및 형성에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성인의 폐기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 준다고 할 수 있다.
이번 연구는 향후 각각의 개인마다 폐기능이 서로 다르게 나타나는 원인에 대한 연구를 뒷받침하는 중요한 단서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논문은 '아시아남성과학회지(Asian Journal of Andrology)' 1월호에 게재됐다.
이에 앞서 김태범 교수팀은 2010년 7월 세계 최초로 '영국 비뇨기과학회지 (BJU International)'에 손가락 길이 비와 전립선암과의 관련성에 대해 발표했으며, 2011년 7월에는 손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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