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국산 과일 가운데 매년 '매출왕'을 차지해왔던 감귤이 지난해 12년만에 1위 자리를 수박에게 내줬다.
롯데마트는 창립 후 15년간 국산.수입 과일 매출 순위를 연도별로 분석해 그 결과를 6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국산 과일 매출 가운데 수박은 15%를 차지해 1위를 달렸다. 2~5위는 감귤(14.1%), 사과(13.4%), 딸기(13.4%), 토마토(11%)가 차례로 이었다.
감귤은 매년 롯데마트 국산 과일 전체 매출의 16~19%를 꾸준히 차지해 왔다. 지난 2001년 사과를 제치고 1위에 올라선 이후 12년 연속 정상의 자리를 다른 과일에 내주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 수박이 깜짝 1위로 올라선 건 3~4월 이른 더위로 전북 고창.완주 등에서 수박 물량이 출하되기 시작했고 이는 재작년보다 2~3주 정도 빠른 시기였기 때문이다. 롯데마트 역시 4월 중순부터 수박 판매행사를 본격적으로 열 정도였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수박은 8월 말복 이후 차츰 수요가 줄어들지만 지난해 9월 중순까지도 폭염이 이어져 수박 매출이 지속적으로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말복 이후 8월 13~24일 롯데마트 수박 매출은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무려 115%가량 신장했다.
반면 감귤은 지난해 제주지역에 일찍 찾아온 더위와 여름철 가뭄으로 생육이 부진하고 가격도 올랐던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12월 국산 과일 순위에서도 처음 딸기에 밀려 2위로 내려앉았다.
지난해 수입 과일 중에서는 바나나가 3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바나나는 2011년부터 국산.수입을 통틀어 과일 분야 매출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롯데마트 측은 "고령화사회로 접어들면서 이가 약한 노인 등이 자주 찾는 연한 과육 과일 중 하나로 바나나가
올해 과일 순위는 또 뒤바뀔 수 있다는 게 대형마트 측 설명이다. 신경환 롯데마트 과일팀장은 "연간 과일 트렌드를 결정하는 가장 큰 요인은 여름 기후"라며 "올 여름 특이상황에 따라 과일 순위는 얼마든지 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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