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쳇말로 신의 직장이라고 불리는 곳이 있습니다.
대개 금융공기업이 꼽히는데, 그중에서도 여기가 갑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상민 기자입니다.
【 기자 】
나는 한국수출입은행에 다닙니다.
야근하면 힘들다고 회사에서 야식비를 줍니다.
회의만 해도 밥값이 나옵니다.
명절과 생일, 결혼기념일도 챙겨줍니다.
내가 아파도, 가족이 아파도 걱정 없습니다.
사람들은 우리 회사를 신의 직장이라 부릅니다.
한국수출입은행의 방만한 경영이 도를 넘었다는 지적입니다.
지난해 수출입은행이 직원 복리후생비로 쓴 돈은 84억 원.
직원 1명당 1천만 원이 넘는데, 이마저도 올해는 더 늘렸습니다.
직원 야식비와 접대성 업무추진비 등 한해 식사비로만 20억 원을 넘게 썼습니다.
한 달 밥값이 1억 7천만 원에 달하는 셈입니다.
복리후생비와 별도로 쓴 법인카드는 62억 원으로, 직원 수가 3배 가까운 한국은행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수출입은행 측은 다른 시중 은행에 비하면 복리 혜택이 많지 않다고 강조합니다.
그러면서 국회에는 15조 원으로 자본금을 더 늘려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 인터뷰 : 이용섭 / 민주당 의원
- "1억 원에 가까운 고액의 연봉을 받는 임직원들에게 과도하게 복리후생비를 지급하면서 정부에게는 추가적인 증자를 요구하는 것은 매우 무책임한…."
국민 세금으로 만들어진 회사지만, 기타 공공기관으로 분류돼 법적 감독의 테두리에서도 벗어나 있는 수출입은행.
이들의 돈 잔치에 국민 세금이 줄줄이 새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상민입니다. [ mini4173@mbn.co.kr ]
영상편집 : 이재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