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동양 사태도 재벌그룹이 금융계열사를 자금줄로 이용한 데서 비롯됐습니다.
고객들이 맡긴 돈을 마치 오너 일가의 개인 금고인양, 이용하고 빼 쓰는 후진적인 행태가 근절되지 않고 있습니다.
강영구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개인 피해자 영상)
수많은 개미 투자자를 울린 동양그룹.
동양 오너 일가는 그룹을 살린다는 명분으로 금융계열사들을 돈줄로 악용했습니다.
부도 가능성이 큰 회사채와 기업어음을 파는데, 동양증권과 동양자산운용이 동원됐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투자자에게 돌아갔습니다.
동양뿐 아니라, 효성그룹 역시 절차를 무시하고 금융계열사인 효성 캐피탈에서 수십억 원을 차명 대출받은 사실이 감독 당국에 적발됐습니다.
▶ 인터뷰(☎) : 금감원 관계자 (음성변조)
- "이사회 결의나 공시, 감독기관 보고를 하도록 한 것인데, (효성그룹이) 그런 것을 안 지키고 한 것은 불법이죠. 중한 징계가 떨어질 전망입니다."
IMF 외환위기 당시 온 나라를 뒤흔들었던 대우그룹의 금융계열사 악용 수법이 1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대로 되풀이되는 셈입니다.
결국, 재벌의 금융계열사 사금고화는 감독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특히 대기업이 소유한 보험과 카드, 증권, 캐피탈 업종 등 제2금융권은 금산 분리에서 한 발 벗어나 있어 늘 사금고로 전락할 가능성이 큽니다.
▶ 인터뷰 : 김성진 / 참여연대 부집행위원장
- "비리를 저지른 지배 주주들이 더는 금융기관을 지배하지 못하도록 하는 대주주 적격성 심사 강화 공약을 입법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고객이 맡긴 돈을 오너의 주머니돈쯤으로 여기는 인식이 바뀌지 않는 한, 제2, 제3의 동양사태는 계속될 수밖에 없습니다.
MBN뉴스 강영구입니다. [ilove@mbn.co.kr]
영상취재: 최선명 기자
영상편집: 김경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