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인큐베이터에 맡겨진 신생아가 발등이 썩다시피 괴사됐던 사연 전해드렸는데요.
뉴스가 보도된 후 비슷한 일을 당한 피해자들의 제보가 MBN 보도국에 빗발쳤습니다.
병원에서 흔하게 맞는 링거 주사가 아이들에게는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기는 흉기가 될 수 있었습니다.
최은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아버지는 지금도 네 살 난 아들 발만 보면 가슴이 미어집니다.
태어나자마자 발등에 맞았던 링거 주사로 아기는 마취도 못한 채 살을 도려내는 수술을 받았고, 아직도 흉터가 그대로 남았습니다.
▶ 인터뷰 : 피해 아기 아버지
- "아기라서 마취가 안 되다보니까 발등 전체 괴사가 일어난 부분을 칼로 도려내야 된다고. 밖에서 수술 소리를 들었는데 아기가 자지러지는 소리가, 엄마는 옆에서 울고 저도 눈물나고."
이제 막 돌이 지난 진영이(가명)도 발등에 흉터를 안고 있습니다.
▶ 인터뷰(☎) : 피해 아기 어머니
- "(발등이 괴사돼서) 거멓게 패어있고, 피부가 다 드러나 있었어요. (지금도) 발 만지는 걸 싫어해요. 신경질적으로 반응해요."
▶ 스탠딩 : 최은미 / 기자
- "병원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혈관주사입니다. 혈관에 약물을 흘려보내는 방식인데, 아기들은 혈관이 좁고 약해 주사액이 혈관 밖으로 흘러나가 피부조직을 괴사시킬 가능성이 높습니다. "
의료진의 철저한 관리가 필수적인데, 그렇지 못한 경우 사고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하지만 병원들의 과실을 입증하기 어려워 보상받는 경우는 극히 드뭅니다.
▶ 인터뷰(☎) : 모 대학병원 성형외과 교수
- "(주사액이 흘러서 사고가 났다는) 원인과 결과는 맞아요. 그런데 누가 부주의했느냐는 문제는 굉장히 까다로운 문제예요."
이렇게 괴사되면 최악의 경우 피부이식수술까지 받아야 합니다.
▶ 인터뷰 : 고주연 / 한양대병원 피부과 교수
- "결절이나 농(고름)이 만져지는 경우 괴사 조직을 제거하고 수술치료를 해야 합니다."
아파도 아프다고 말 할 수 없는 아기들이 어른들의 방치 속에 아파하고 있지만, 하소연할 곳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MBN뉴스 최은미입니다. [ cem@mbn.co.kr ]
영상취재 : 김정훈, 배완호, 김준모 기자
영상편집 : 최지훈 기자